정운석 기자 기자 2016.04.28 11:56:08
[프라임경제] 광주 광산구의 법인·민간·가정어린이집 총 456곳 중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어린이집은 4곳, 설비를 마련했지만 가동하지 않는 곳이 19곳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어린이집은 학부모 전원의 동의로 CCTV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아동 학대 방지를 목적으로 정부가 의무적으로 설치·운영하도록 한 CCTV 설치 이후 보육교사들이 자기 검열 과정에서 겪고 있는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광산구가 지난달 24~25일 지역 내 법인·민간·가정어린이집 원장 121명, 보육교사 641명 등 총 762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CCTV 설치로 보육 교사들의 애정 표현 위축을 불러오고, 사직하거나 사직 의사를 밝힌 보육교사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된 이후로 학부모 및 아이들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보육교사 641명 중 382명(59.6%)이 '조심스러워 애정이 위축되고 있다'고 답했다.
209명(32.6%)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변했고, '학부모와 신뢰가 구축되고 있다'는 답변은 48명(7.5%)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의 보육 교사가 CCTV를 의식해 아이를 대할 때 '자기 검열'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이집 원장들 역시 현장의 위축된 분위기를 증언하고 있다. 원장 121명 중 애정 위축을 답한 원장은 64명(52.9%)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고 있다.
CCTV 설치를 이유로 보육 현장을 떠난 교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CTV를 설치한 뒤, 이 이유로 퇴직한 선생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원장 30명(24.8%)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 선생님이 있지만, 아직 근무하고 있다'고 답한 원장도 37명(30.6%)에 달해 절반 이상의 어린이집에서 'CCTV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CTV 운영·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원장들은 전체의 34.2%인 42명으로 구체적인 운영 매뉴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식사 시간, 화장실 이용, 휴식 등에 있어 불편을 겪고 있나'에 대해 보육교사 507명(79.1%)이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로부터 부당한 문제 제기나 불평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308명(48.0%)에 달했다.
보육교사들은 자신과 영유아의 인권·안전을 높이는 방법으로 절대 다수인 583명(91.0%)이 급여와 노동 시간 등 처우 개선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 광산구는 이에 주목해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원장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보다 나은 보육 환경을 고민하고 실천에 옮길 '인권 워크숍'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