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조선업계 '킹' 현대중공업이 최근 3000명 규모의 대량 감원을 예고했다. 감원 대상은 사무직, 생산직 모두 포함되며 조직 통폐합으로 100여개 부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 등 부실 업종 중심으로 정부가 공개적으로 구조조정을 주문하자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화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느 순간 '구조조정=인력감축'으로 동일시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퍼졌다. 구조조정은 말 그대로 기업에서 감원을 포함해 성장성이 희박하거나 중복된 영역을 축소 또는 도려내고부동산을 비롯한 유휴자산을 처분하는 등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구조개혁 방식 일체를 말한다.
그러나 실업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얽혀서인지 미디어의 초점은 개별 기업의 감원 여부와 규모에 맞춰져 있다. 심지어 대통령 역시 다른 방안을 제시하기보다 실업문제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감원은 위기에 빠진 기업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비용절감 방법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를 반박하는 연구결과는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1995년 미국 노동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Labor)가 발표한 연구보고서 '구조조정의 선행조건(Guide to Responsible Restructuring)'에 따르면 많은 사례에서 대대적인 감원이 장기간 비용절감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비용이 증가시켰다.
1980년대 미국은 무역 및 재정적자, 이른바 '쌍둥이적자'에 허덕이며 1987년 실업률이 7.2%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특히 기업의 해외투자가 늘면서 산업공동화와 대량실업 위기가 닥쳤고 1990년대 초까지 700만명이 감원 칼바람을 맞았다.
문제는 기업 회생을 위해 선택한 대규모 인력감축이 향후 수년간 생산성 저하와 비용증가의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감원을 하지 않았거나 적게 한 회사와 비교해서 말이다.
◆못 믿을 감원 효과
당장 직원 수를 줄이려 해도 돈이 든다. 상당수 기업이 희망퇴직을 종용하며 연봉 및 성과급을 합해 적잖은 위로금을 지출한다. 하지만 이는 직접비용일 뿐이며 남은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비롯한 간접비용의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해고에 따른 직접비용은 △해고수당 △휴가 및 질병 비용 △추가적 실업금여 △전직 알선비용 △연금 및 복지비용 △행정적 처리 비용 등이다. 이밖에 △신규 충원 및 고용비용 △남은 종업원 사기저하 △직원 훈련 및 재훈련 비용 △차별에 대한 잠재적 배상비용 △사내 불안감 증가 및 생산성 감소 등도 감안해야 한다.
1987~1994년까지 미국에서 대량 감원을 진행한 25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고용 수준이 평균 31% 가량 낮아졌다. 매출은 감원 이후 3년 동안 8.8% 정도 늘어나는데 그쳐 다른 기업이 25.9% 증가한 것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또 종업원 수가 31% 줄었음에도 영업비와 관리비 등 지출이 오히려 11.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노동부 자료를 바탕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과 현명한 구조개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