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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사가 될 롯데월드타워 떠도는 소상공인 메아리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4.21 08: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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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5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영국 런던 시계탑 빅벤.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철로 제작된 프랑스 에펠탑, 고대 이집트 최대 높이 146.5m 쿠푸왕 피라미드, 흉노족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총 길이 2700㎞ 방어용 성벽 만리장성.

모두 각 나라의 랜드마크가 된 역사적 구조물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타워가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내 조국에도 기념비적 건물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 하나로 무려 4조원에 이르는 재산을 투자해 이 타워를 짓고 있다.

현재 각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역사적 구조물들이 정부차원 목적 혹은 과거 왕권을 높이기 위해 구조된 것과 비교하면, 제2롯데월드타워는 한 기업인의 이윤추구를 위한 탐욕이라기보다는 진정 나라를 사랑했던 한 사나이의 염원에 가깝기에 위대한 유산처럼 느껴진다.

실제 롯데월드타워 123층에 올라 내려다본 전경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이었다. 유통기자로서 이슈에 묶여 '싱크홀' '안전성' 등 문제에만 치중했던 모습이 초라할 정도로 '역사의 한순간에 서 있다'는 가슴 벅찬 감동마저 몰려왔다.

그렇게 여운을 느낄 때, 귓가에 처절하게 울부짖는 목소리가 들렸다. 5~6년 전부터 지금까지 잠실역 2번 출구에는 송파구소상공인회 사람들의 간절한 외침이 허공에 떠도는 중이었다.

누군가는 "하도 오랜 기간 지속되니 지나칠 때마다 귀를 괴롭히는 소음"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에 붙잡고 놓지 못하는 모습이 그저 지나치기엔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2010년 롯데월드쇼핑몰 내 240여개 점포 상인들은 계약기간 만료 후 자리를 빼야했다. 입주중소상인들은 1988년부터 롯데월드쇼핑몰이 주변지역이 재개발 건설과 주변 입주민들 이탈로 오랫동안 매출 적자를 면치 못했던 상황에서도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 상가 임대매장을 지켜왔던 가족이었다.

한때 매출보다 임대료가 더 비싼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진 퇴점을 희망했지만 롯데의 만류로 잔류했고, 개발이 끝나자 70여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일방적인 임대차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받고 말았다.

물론 "단순히 임대차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법률적 배상책임이 없는데 고의적으로 명도를 지연시킨다"는 롯데 측의 해명도 이해된다.

그러나 갈등과 불신만 남길 뿐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는 이제 그만 내려두고 롯데가 생존권 앞에 울부짖는 소상공인을 그저 훑으며 마음을 추스르는 데 관대함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롯데는 신격호의 바통을 이어받은 '신동빈호'를 만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고리를 끊는 청렴함을 추구하고 기존 보수적이고 경직됐던 기업문화를 버리며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현장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 뿐인가.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인사정책을 펼친 결과 한때 5%에 불과했던 여성 공채비율은 40%까지 올랐고 여성간부 사원비율도 11%까지 확대됐다. 부정·비리로 물들었던 이미지를 버리고 청렴한 상생문화 정착을 위해 외부의 쓴소리를 기탄없이 경청, 다양한 개선책도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소통을 중심으로 젊어지는 롯데다.

이제 '지금의 롯데라면'이라는 이유로 허공에 떠도는 5~6년의 메아리가 된 '신동빈 회장님, 소상공인의 눈물을 보았나요'라는 쓸쓸한 현수막으로도 소통의 기회를 열어, 그들의 시름에 한줄기 빛이 될 신동빈 회장의 '아직 늦지 않은 선처'도 기대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완공 후 7조원에 달하는 생산·부가가치효과를 유발, 한국경제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 더해 5~6년의 메아리가 멈추는 기적까지 이뤄진다면 앞으로 100년, 200년 대한민국 역사 속 유산이 될 롯데월드타워가 더욱 아름답고 위대한 발자취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