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인 기자 기자 2016.04.20 16:02:53
[프라임경제]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져 지탄받은 제약산업이 이미지를 쇄신하며 인식 전환기를 맞았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잇단 성과를 올린 것이 한몫했다. 이에 자극받은 상위 제약사들도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제약업계 현황과 전망을 다루고자 작년 개별 매출 기준 상위 3개사를 선정해 살펴봤다.
매출액 개별 기준 1위는 1조1209억여원을 기록한 유한양행이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1.2% 증가한 수치로 차순위와는 76억원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는 1338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이 다소 우세했다.

전년대비 가장 큰 성장 폭을 보여준 곳은 단연 91.3% 신장한 한미약품이다. 지난 2014년 5820억원에서 1년 만에 1조원대에 진입해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은 3개사 중 판매비와관리비 항목도 가장 높았다. 지난해 기준 4266억원으로 1년 새 166%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3개사 연매출액은 평균 28.7% 성장률을 보였으며 재무 건전성과 안전성 지표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유한양행(23.2%) △녹십자(37.5%) △한미약품(166.2%) 순이었다.
◆유한양행, 올해 '1조2330억원' 목표…R&D 투자 대폭 확대 계획
'도전, 미래 창조'를 경영슬로건으로 내건 유한양행은 진취적인 도전과 함께 새로운 가치 창조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정신의 핵심인 'Integrity(청렴·정직·성실)' 'Progress(개선·혁신·진보)'를 계승하고 이를 바탕 삼아 영속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다.
유한양행은 올해 연매출액 목표를 전년대비 10% 성장한 1조2330억원으로 설정했다. 무엇보다 미래 성장을 위해 매출액 10%를 R&D에 대폭 확대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R&D 계획과 관련 유한양행은 △혁신신약 △개량신약 △원료의약품 부문으로 나눠 발표했다. 혁신신약 분야에서는 △대사질환(3개) △면역·염증질환(8개) △항암제 분야(8개) 등 총 20여개 신약 연구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현재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YH14618)를 포함, 2개 연구과제가 임상3상, 표적항암제(YH25448)가 임상1상에 진입했다. 아울러 5개 이상의 연구과제에서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전임상 연구에 돌입, 내년까지 최소 신약 파이프라인 4개에 대한 해외기술 이전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개량신약 분야에서는 복합제 4종과 신규제형 1종이 임상 연구개발 중이다. 올해는 2개 개량신약이 임상3상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량신약은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자 전문 치과용품과 국소투여 제형 기술 연구에 집중할 방침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분야에서는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생산화 연구를 포함해 해외 CMO 연구사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현재 3개 글로벌 제약사와 6개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한미약품, R&D 투자 15년간 '9000억' 글로벌 제약사로 '우뚝'
R&D 중심 제약기업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항암신약 등 혁신신약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기업과 총 7개 신약에 대해 8조원 규모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에 힘입어 올해도 지속적인 R&D 투자와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 기반 영업 혁신을 통해 국내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산·학·연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한편, '아모잘탄(고혈압)' '로벨리토(고혈압·고지혈증)' 등 대표 품목의 발전과 '로수젯(고지혈증)' '한미탐스(전립선비대증)' 등 신규품목 시장 안착을 통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미약품은 △당뇨 △비만 △항암 △자가면역질환, 네 가지 전문 치료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동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28개 가운데 10개 파이프라인에서는 사노피, 릴리, 얀센,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기업에 라이선스 아웃돼 파트너십 개발 중이다.
제네릭에서 개량·복합신약, 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을 통해 지금의 성과를 올린 한미약품은 이 과정에서 약 15년간 R&D 투자에 9000여억원을 쏟았다. 올해는 2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기술은 물론, 외부 유망한 물질을 도입, 함께 개발하는 것에도 매우 관심이 많다"며 "올해 1월 개최한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우리 전략과 비전이 제약업계의 큰 공감을 끌어냈다"고 진단했다.
◆녹십자, 혈액제제·백신 분야 핵심 "선진시장 진출, 가속할 것"
녹십자는 핵심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 분야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래 성장 발판을 위해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 착공과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FDA(미 식품의약국) 허가 신청, 4가 독감백신 허가 등의 과제를 풀어냈다.
녹십자 관계자는 "매해 지속적인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결과 올해 여러 과제가 임상단계, 허가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IVIG-SN의 경우 미국 FDA에 첫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녹십자는 현재 차세대 수두백신은 다국가 임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4가 독감백신 또한 해외 임상을 계획 중이다. 올해는 이와 같은 글로벌 과제 수행으로 녹십자 제품의 선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이와 함께 신규 제품 개발 과제들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지난해보다 약 30% 많은 금액을 R&D에 투입, 더 큰 발전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용어설명
CMO(바이오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바이오의약품을 대행 생산하도록 아웃소싱하는 것을 뜻한다. 화학합성 의약품과 달리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세포배양 기술 등 새로운 생물 공학 방식을 이용해 기술 난도가 높다.
4가 독감백신: 한 번의 접종으로 'A형 독감 바이러스' H1N1, H3N2와 'B형 바이러스' 야마가타, 빅토리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 세 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3가 백신'에서 진일보한 차세대 백신이다. 기존 3가 백신을 맞고도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2012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4가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