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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리더십' 정유경 사장 "노출 꺼리지만 현장은 챙긴다"

'은둔형 경영자' 꼼꼼한 현장 챙기기 경영행보 '주목'

전지현 기자 기자  2016.04.19 17: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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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세계백화점 수장에 오르며 '홀로서기'에 나선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꼼꼼하게 현장을 직접 챙기는 경영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18일 오후 1시 30분경,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 본점 본관 5층 식당가를 찾았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인 본점 5층과 6층에는 신관 10층에 있던 전문 식당 매장들이 자리를 옮긴 뒤 먼저 선을 보였다.

내달 본점에 위치한 신관에 오픈하는 신세계 시내면세점 리뉴얼 전에 모습을 보인 것으로, 이곳에서 정 사장은 현장 상태를 점검한 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함께 한식식당 '드문'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실제 점포가 오픈했을 때 꼭 당일이 아니더라도 직접 방문해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황을 체크하곤 한다"며 "강남점 오픈 당시에도 조용히 현장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총괄사장으로 6년만에 승진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오너 3세 경영인이다. 이마트와 백화점으로 양분되는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교통정리가 마무리된 후 본격화된 '남매경영'을 펼치며 백화점 경영전면에 나서는 중이다.

백화점 부문에서는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증축에 성공하며 서울지역 최대면적 백화점으로 거듭난 뒤 오픈 한달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을 40.1%나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정 사장이 초반부터 챙기며 주문했던 선진국형 소비행태인 전문관이 '신의 한 수'가 돼 인근 고객들을 끌어들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근에는 토종 잡화 부문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핸드백 브랜드 '쿠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석정혜 이사를 신세계인터내셔날 액세서리 부문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패션부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취임 후 첫 번째 사업으로 선택한 화장품시장 진출에 더해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용기제조업을 추가하는 한편 패션매장 내에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음식과 곁들여 마실 수 있는 주류 판매업을 연계하기도 했다.

정유경 사장의 꼼꼼한 '현장 챙기기' 경영방식은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정 부회장은 수시로 이마트 등 현장을 드나드는 것은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개인계정에 본인의 일상을 매일 공유하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바탕에 둔 경영을 하고 있다.

'현장경영'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두 남매지만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내세워 대중과 소통하는 정용진 부회장과 달리 정유경 사장은 대외에 자신의 모습을 노출하는 것을 꺼리는 '은둔형 경영자'로 꼽힌다.

실제, 정 사장은 지난 2월 있었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관련 기자간담회에는 자리하지 않은 채 행사 이후 조용히 현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현장을 체크할 때 관계자들에게 미리 방문 일정을 알리지 않아 당황할 때가 많곤 하다"고 귀띰했다. 

두 남매의 이 같은 '현장DNA'는 모친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희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배운 가치관에 따라 "경청하라. 많이 보고, 느끼고, 배워라"라고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