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인 기자 기자 2016.04.16 10:55:03
[프라임경제] 1970년 미국 연구소에서 탄생한 'GMO(유전자재조합식품)'. GMO는 생물의 특징을 결정하는 DNA 구조를 변형한 것으로 농업형질이 향상된 식량 작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만, 인공적으로 조작한 GMO가 인체에 안전하다는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적 '찬반' 논란이 뜨겁다. 특히 한국은 식용 GMO 수입 1위 국가로 갈등의 중심지에 서있다.
'친GMO'를 외치는 단체는 GMO 대표기업 몬산토가 제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엄격한 내부 검토와 승인에 통과하지 못한 제품은 개발을 중지한다는 입장이다.
친GMO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GMO에 대한 근거 없는 과학적이지 않은 주장 때문에 국민이 혼란과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GM작물은 지난 30여년간 연구와 평가를 거쳐 전세계 정부 규제 기관들과 과학 단체, 주요 보건 단체도 안전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국내 반GMO 단체는 일본에서는 식용이 아닌 사료용 GMO만 들여오고 있다며 GMO에 가장 엄격한 러시아의 경우 식재료 중 GMO 비율을 1% 미만으로 줄인다는 정책을 앞세워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반GMO'로 GMO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의 저자 오로지돌세네를 만나봤다. 오로지씨는 미국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정신과 관련해 20년간 연구하다 암치료 등 4권의 책을 펴내고 5년 전 한국에 왔다.
그가 한국에 돌아와 주목한 것은 바로 자폐증이었다. 왜 한국이 자폐증 1위인지, 다른 질병도 급속하게 증가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됐다.
그러다 2014년경 GMO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작년 초부터 초점을 맞춰 집필한 책이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다. 현재 한국의 시급한 문제를 알리기 위해 그는 출판사 명지사의 동의 아래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이 책을 무료 배포하고 있다.
◆한국 자폐증 1위 원인 '글리포세이트'
오로지씨는 먼저 한국이 세계 자살률 1위를 비롯해 자폐증, 치매, 암 등 각종 질병률이 높은 것에는 GMO 작물 제초제에 포함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성분이 연관됐다고 언급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 2A군으로 지정했으며, 우리나라가 GMO를 수입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약 34가지에 달하는 질병이 급증하고 있다.
그는 "글르포세이트에 대한 연구는 굉장히 많지만, GMO 작물은 농부가 씨를 살 때 실험·연구하는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계약서를 쓴다"며 "몬산토가 실험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도 나서지 않고 있다"며 "실험하면 공격받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연구결과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몬산토는 1960년대 베트남 정글에 뿌릴 목적으로 치명적인 고엽제 에이전트오렌지를 개발한 바 있으며 사기, 은닉, 뇌물, 수수 등의 전적도 가졌다. 아울러 몬산토는 현재 사용 금지된 유기염소계열 살충제 'DDT'를 개발한 바 있다.
그는 "엄마들이 GMO가 결국에는 소중한 자식들에게 독을 먹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지난해 공개된 1979년경 몬산토가 직접 동물실험 후 은폐했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글리포세이트가 골수에 침투,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GMO 수입량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총 1000톤이 넘었고 이 중 식용이 2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연구진들은 사료용 GMO를 먹은 돼지, 소들이 6.91%가량 기형아를 낳는다고 밝혔지만, 한국에서는 이와 관련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부연이다.
◆허울뿐인 'GMO표시제' 글리포세이트 함유량 알려야
"MB정부 때 미국과 FTA 체결 이후 심각성이 더 커졌습니다. 성조숙증 여아만 하더라도 7년 새 27배 증가했는데,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급증하지는 않아요. 미국정부나 한국정부나 이득을 위해 일하지 국민을 위해 일하지는 않습니다."
정부는 표시제를 강화, 식품을 제조하거나 가공할 때 사용한 다섯 가지 주요 원재료 콩, 옥수수 등 한 가지라도 유전자재조합농산물 원료인 식품은 별도로 '유전자재조합식품' 또는 '유전자재조합○○사용식품'이라고 표기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오로지씨는 "여전히 빠져나갈 구멍은 존재한다"며 "GMO 단백질이나 DNA가 없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데 예를 들어 콩기름의 경우 단백질, DNA가 없어 표시하지 않아도 되지만, 글리포세이트는 계속 포함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GMO 문제로 △변질된 단백질 △글리포세이트(제초제) △Bt독소(유전자조작작물 스스로 살충제 역할을 함) 이 세 가지를 꼽았다. 독일에서는 연구진들이 맥주에 글리포세이트 함유량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분을 검사, 글리포세이트 함유량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러시아에서는 GMO를 불법으로 지정, 수입뿐 아니라 농사도 지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또 GMO보다 더 획기적으로 식량 증산을 함으로써 세계 최대 유기농 음식 공급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오로지씨는 향후 러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앞으로도 계속 질병 연구를 하겠다"며 "개인이 하는 것은 한정된 걸 알기 때문에 마음에 맞는 반GMO 운동가들을 만나 할 수 있는 건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큰 사고로 인한 건 사람들이 경각심을 느끼는데 GMO는 서서히 작용하기 때문에 피해가 바로 나타나지 않잖아요. 마음이 느슨할 수밖에요. 이 정도면 최고의 살상무기나 마찬가지죠. 식품으로 가장한 치명적인 독. 누가 총으로 쏘면 피하고 저격수를 제압할 텐데 우리는 독을 피하는 게 아니라 돈을 주고 매일 먹고 있습니다."
한편, 내달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몬산토 행진'을 진행한다. 2013년도에 미국의 평범한 엄마가 시작한 이 운동은 현재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용어설명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유전자 변형 농산물인 GMO를 식량 증산, 영양성분의 개선, 저장성 향상 및 병충해 내성 향상 등을 위해 생물공학기법을 활용해 처리한 생물체로부터 유래한 식품으로 정의한다.
※본 인터뷰 주장이나 의견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