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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대란 천수해법] '손자병' 불러일으키는 황혼 육아, 해결책은?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4.14 11: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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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할마', '할빠'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부모 대신 손주들을 돌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에 엄마, 아빠를 붙인 합성어인데요. 그만큼 바쁜 부모 대신 조부모가 손주들을 돌보는 황혼 육아는 오래전부터 보편화됐지만, 조부모의 부담은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황혼 육아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동반하면서 일명 '손자병'에 걸리는 사람 역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죠.

실제 올 초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중 73.8%, 즉 369명이 황혼 육아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주를 돌보는 데 하루 평균 6.69시간을 사용하는 그들이 황혼 육아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이유로는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취미생활, 사회생활을 하려고 △더 잘 돌볼 방법이 있을 것이기 때문 △정신적으로 지쳐서 등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사에서도 손주를 돌보는 주된 이유 1위가 '자녀의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인 만큼, 조부모들은 힘들어하는 자녀 상황을 외면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에 한화생명은 최근 조부모들은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일종의 '경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먼저 조부모들은 손주를 맡기 전, '현재' 양육 지원에 대한 경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자신이 해줄 수 없는 것과 해줄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주말과 휴일은 손주 돌보기 열외, 교육은 전적으로 자녀가 해야 한다는 식으로 선을 그어야 합니다.

특히 손주 교육을 자녀에게 맡기는 것은 양육권을 자녀에게 주는 동시에 교육방식을 두고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미래' 양육지원에 대한 경계를 설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언제까지, 몇 명의 손주를 돌볼 것인지에 대한 견해를 자식들에게 분명히 일러두는 것인데요. 

1~5년 사이 기간을 설정하거나 첫째 손주 이후에는 돌보지 않겠다는 의견을 피력해야 자녀 역시 그 이후의 대책을 미리 마련할 수 있겠죠. 

이렇게 자녀의 사정과 부모로서의 도리를 감안해도 장기간 손주 양육은 크나큰 희생이므로 합리적인 선에서 육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녀 역시 연로한 부모님에 아이를 맡기는 일을 당연시 여겨서 안 됩니다.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일을 우선으로 여길뿐더러 감사한 마음은 미루지 말고 반드시 표현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