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04.12 18:41:30
[프라임경제] #. 임신 중인 A씨는 몸이 무거워 기본요금이 나오는 가까운 거리였지만 혼자 카카오택시를 탔다. 티머니로 결제하려 했으나 택시기사는 티머니는 기계를 꺼 놔 A씨는 부득이하게 현금 결제를 해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택시기사는 기본요금이 나왔다며 콜비 1000원 받아갔다. A씨는 피곤해서 일단 돈을 건네고 내렸지만, 기분이 나빠 카카오택시와 서울택시에 신고했다.
#. 경남 창원시 현동에 거주 중인 B씨는 평소 카카오택시를 자주 탄다. 어느 날 평소처럼 카카오택시를 탔는데, 기사는 출발하면서 "여긴 멀어서 콜비가 붙는다"고 말했다. "무슨 얘기냐"고 물으니 "이쪽(현동) 콜 받으면 콜비가 1000원 뜬다"고 답했다. B씨는 마음 같아서는 바로 내리고 싶었지만, 아이도 있고, 기사가 시내에서 온 것 같아 그냥 탑승했다. 그러나 언짢은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지난해 3월31일 카카오(035720·대표 임지훈)는 '택시기사와 승객을 쉽고 빠르게 연결시켜준다는 콘셉트로 택시호출서비스 '카카오택시'를 야심차게 론칭했다. 론칭 당시 한국판 '우버택시'로 비유되며 주목받았던 카카오택시는 현재 누적호출 1억, 누적 기사 회원 21만을 돌파했다.
◆카카오택시 인기 폭발, 기사 배짱 '신종 승차거부' 등장
카카오택시 이용객은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콜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콜비가 '제로(Zero)'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 '유료 메시지 시대'를 종식시킨 카카오톡 서비스처럼 카카오택시는 '무료 콜택시 시대'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택시 이용자 중 기사가 콜비를 요구했다는 사례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피해사례를 보면, 기사들은 주로 콜비 1000원을 요구하는 경우다. 기존 콜택시의 콜비와 비슷한 수준이나, 지불의무가 없는 비용을 갑작스레 내게 된 이용자들의 불만이 팽배하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고객 불만사항 신고가 들어오면 신고의 사실 여부를 검증한 뒤 기사에 대한 처벌을 진행한다"고 응대했다.
카카오택시 회원 기사는 한 번 콜비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탈퇴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몇 번 적발돼야 계정정지로 이어진다. 이용객이 피해를 본 금액은 '카카오 포인트'로 지급된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로 돈이 들어온 것이 아니므로 직접 계좌이체하기에는 절차가 복잡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포인트 지급방식에 대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반쪽짜리 보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것이 유용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보상 방식은 이용자 편의를 섬세하게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수익성 악화 카카오택시, 조만간 콜비 유료화?
지난달 31일 카카오택시는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론칭 후 한 달이 조금 지나 기사회원은 7만명, 누적호출 수는 100만건에 그쳤지만 약 20일을 간격으로 기사회원은 1만명, 누적호출 수는 100만건씩 늘었다. 특히 지난해 9월과 10월 한 달 사이 누적호출수가 1000만건이 늘어날 정도로 카카오택시는 승승장구했다.
이용객이 많아지자, 택시기사들의 수익이 늘어났다. 카카오택시는 택시업계에 훈풍을 불러왔지만, 일부 기사들 중에는 이를 악용해 목적지를 보고 승객을 선택하는 '신종 승차거부'를 여전히 행하고 있어 카카오택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잇따른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법적으로 승차거부로 규정되지 않아 직접적인 페널티를 주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하는 등 신종 승차거부에 대한 강력한 개선책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유료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용자나 회원 수 측면에서는 업계 1위를 점하고 있으나 수익성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유료화 모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다만 '콜비 제로'라는 일종의 정체성을 져버리고 콜비를 받았다간 기존 이용자를 '티맵택시' 등 타 택시호출서비스에 빼앗길 가능성이 농후해 이조차 쉽지 않다.
카카오 측은 유료화 방침과 관련해 "현재 어떤 방식으로 뭘 하겠다, 언제 뭘하겠다 등에 대해 결정 바 없다"며 "유료화가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며 무엇이 효과적일지 찾아봐야 한다"고 깊은 고심을 전했다.
기존 카카오택시에 콜비를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카카오택시가 찾은 유료화 모델이 무엇인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수익모델을 창출하고자 지난해 11월 고급택시 '카카오택시 블랙'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