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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2위 쟁탈 치킨게임'…제너시스BBQ vs bhc

만년 자본잠식 제너시스BBQ vs 치맥 열풍에 물 만난 bhc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4.11 17: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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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여년간 1위를 고수하던 '치킨업계 큰 형님' 제너시스BBQ. 포화된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시장 속,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선택한 글로벌 투자가 독이 돼 국내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악화된 재무상태가 이어지는 사이, 지난 2014년에는 만년 2위였던 교촌F&B에 왕좌를 내주고 이에 더해 과거 한솥밥 먹던 bhc의 눈부신 성장가도에 2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부도 직전, 제너시스BBQ에 인수됐다가 형님에게 버림받은 후 '전화위복(轉禍爲福)'에 오른 bhc. 양사의 사활을 건 2위 쟁탈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지난 4일 공개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제너시스BBQ의 지난 2015년 매출은 약 2158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558.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75억원을 기록하며 94.7%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향상에도 불구하고 업계 3위로 훌쩍 올라선 bhc의 무서운 상승세가 제너시스BBQ를 불안케 하고 있다. bhc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71% 증가한 1860억원.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2년 811억, 2013년 827억원에 이어 2014년에는 1088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대 반열에도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제너시스BBQ와 298억원이란 매출격차로 3위에 머물고 있지만 양사의 매출 격차를 비교하면 '역전극'이 멀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2014년 825억원이었던 양사의 매출 격차는 결국 지난해 298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앞선 △2008년 1321억원 △2009년 1056억원 △2010년 996억원 △2011년 747억원 △2012년 887억원 △2013년 925억원으로 매년 격차는 축소되고 있다.

점포 수 면에서도 현재 제너시스BBQ는 1800여개를 운영 중이다. 1200개를 운영하는 bhc와 600여개 차이를 보이지만 신규 매장증가율은 각각 전년대비 5.3%와 37.5%로 bhc의 고속성장세가 거침없다. bhc는 연내 보유 매장을 140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bhc 성장 가속화로 매출 격차↓

제네시스BBQ의 하락세는 이미 3년여 전부터 예견된 바 있다. 포화 상태에 들어선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속 'TOP3' 업체는 현재 교촌F&B, 제너시스BBQ, bhc.

치킨업계 매출·규모 측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제너시스BBQ는 몇년간 글로벌 진출 투자가 지속되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용이 발생하며 2012년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이를 감당하지 못했던 제너시스BBQ는 2013년 7월, 2004년에 인수한 bhc 매각을 결정하고 계약조건을 맞추기 위해 하나뿐인 물류센터까지 넘긴다. 현재 제너시스BBQ는 bhc에 사용료까지 지불하며 공동으로 물류센터를 사용하는 중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물류센터 보유 유무는 제품 납품가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며 "(물류센터가 없을 경우)점주 입장에서는 각 원재료에 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시 물류센터 매각 소식은 업계에서 BBQ에 대한 기업 존폐까지 우려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제너시스BBQ의 2014년 연매출액은 1913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40% 하락했다.

2013년 40억원가량 적자에 허덕이던 제너시스BBQ는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나 당기순이익은 4억여원에 그쳤다. 이 기간 bhc의 당기순이익은 약 166억원으로 제너시스BBQ보다 무려 40배 이상 높았다.

제너시스BBQ가 이처럼 수익성이 열악해진 데는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지출이 한몫했다. 지난 2013년 550억여원이었던 판관비는 1년 새 666억여원으로 21.1%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판관비는 소폭 낮아진 653억원이었다.

특히 판관비 중 눈에 띄는 과목은 '광고선전비'. 2014년 광고선전비는 약 115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올랐고 지난해는 97억원대로 약 18억원 감소했지만 판매촉진비는 6억원 상승한 양상이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타 회사는 가맹점주들에게 광고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BBQ는 본사가 100% 부담하기 때문에 광고비가 높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높은 부채비율 역시 현재 제너시스BBQ가 풀어야 할 숙제다. 한때 1500%(2014년)까지 치달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보유한 매도가능증권 주식 중 코스맥스 30만주를 전부 매각, 자본금 항목에서 49억원에서 126억원으로 상승시키면서 630%로 줄여 놨다.

제너시스BBQ 관계자 역시 "글로벌 진출 등 최근 몇 년간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재무 상태가 나빴으나 올해 초 다 해결했다"며 "이익이 나지 않는 곳은 교통정리하고 균형감 있게 조정함으로써 안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0%가 넘으면 재무상태 불안정으로 평가하는 제조업체 기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상태로 평가된다. 

bhc는 지난해 부채비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bhc관계자는 "유한회사 전환 후 공시 이외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부채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별다른 근거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제언했다.

◆제너시스BBQ 글로벌사업 "제 평가는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너시스BBQ는 지난 2014년 제너시스BBQ글로벌과 분할했다. 제너시스BBQ의 이익이 해외 진출 투자비로 사용되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제너시스BBQ글로벌의 2014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매출은 13억7000여만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로 28억원을 지출, 결국 84억3500여만원의 적자를 봤다. 제너시스BBQ글로벌은 투자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적자를 면할 수 없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한편, 제너시스BBQ는 전 세계 57개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 30여개 국가에 5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형태로 57개국과 계약, 해외 물류센터, 업무자재 납입하는 곳 등 루트를 뚫는 데 빠르면 1년에서 3, 4년까지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는 일부 국가에만 매장이 들어서 있다.

◆'크게 될 싹' ", 독자경영 후 날개 달고 '훨훨'

1997년 별하나치킨으로 등장한 bhc는 2004년 부도직전 제너시스BBQ가 인수하며 한 식구가 됐다. GNS bhc로 새출발을 알렸지만 각종 제약에 부딪히자 제너시스그룹은 인수 10년만인 2013년 7월, TRG매니지먼트(전 CVCI)에 매각가 1200억원(지분율 100%)으로 팔아버린다.

이후 업계의 우려와 달리 bhc는 성장세를 몰아갔다. 지난해에는 네네치킨을 제치고 치킨업계 3위까지 오른데 이어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높은 2400억원을 목표, 업계 2위까지 넘보는 야심찬 포부까지 내걸고 있다.

이러한 성공가도는 제너시스BBQ에서 근무하던 박현종 사장이 bhc 대표로 나서며 펼친 '신의 한 수'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또한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bhc는 독특한 신제품 출시와 빅 모델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적중하며 홀로서기에 안착했던 것.

박 사장은 '치맥 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배우 전지현 '빅모델'을 기용, 드라마 인기 여세를 몰아 한국을 찾는 '요우커' 대상 카페형 매장인 'bhc비어존' 오픈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지역에 위치한 bhc비어존 매장 '명동본점'의 경우 2층 전면 유리에 전지현 이미지를 래핑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채용, 중국인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등의 마케팅도 구사한 결과 2015년 2달간 매주 10여개 가맹점이 계약되는 등 기록도 달성한다.

특히, 지난 2014년 11월 출시한 '뿌링클'은 출시되자마자 독특한 시즈닝과 소스의 맛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출시 보름 만에 매출비중이 1등 메뉴인 후라이드 치킨을 넘어 20%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끝나지 않은 형제간 다툼 '맞소송전'

bhc와 제너시스BBQ는 수많은 맞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제너시스BBQ 출신이 많다는 이유로 영업기밀 누설과 매각 내용을 놓고 제너시스BBQ는 bhc에 33억4000만원의 가압류를 설정해 놓고 있다.

제너시스BBQ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bhc와 주식 양수도 계약과 관련해 국제조정위원회중재법원에 국제중재도 진행 중이다. 청구가액은 제소한 금액이 47억9200만원, 피소된 금액이 200억7800만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bhc는 물품대금 청구와 관련해 제너시스BBQ에 1억5000만원을 소송, 법원에 계류 중이다. 제너시스BBQ는 이에 맞불작전으로 bhc를 상대로 총 19억90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