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 엔지니어의 역사는 '그들'만의 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다. 육체노동에 무관심했던 조선 후기, 기술력을 갖춰 일제에 대항하고자 했던 대한제국 시대와 낮은 수준의 교육밖에 받을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 그리고 전쟁의 혼란 속에 무기력했던 분단의 상황까지. 기술에 대한 열망은 컸으나 100여년 세월 동안 우리는 숱한 좌절을 겪는다.
이후 군사 정권과 경제 개발, 민주화 운동의 재벌의 성장, IMF 등 성취와 희생이 뒤섞였던 역사 속에 엔지니어들도 있었다.
1960~1970년대 산업 발전을 이끈 주역인 엔지니어들은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1980년대 경제 주도권이 정부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경쟁력'이라는 개념이 과제로 주어졌으며, 1997년 IMF 경제위기로 인한 기술 인력의 대규모 실업 사태를 겪은 이후 그들은 이제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일궈 낸 사람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에 높은 가치를 두는 새로운 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책 '엔지니어들의 한국사'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 보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책을 통해 엔지니어와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 한국인과 한국인이 아닌 사람을 포함해 우리가 마주할 모든 사람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 보는 건 어떨까. 한경희·게리 리 다우니 지음, 김아림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가격은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