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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이용섭·천정배의 아웃복싱 '위인몽니'

김성태 기자 기자  2016.04.07 14: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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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를 민주의 성지 혹은 야권의 심장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사실과 역사적 의미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2016년 총선 판에서도 과연 그럴까요.

'위인설관'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약간 비틀어 해석을 하자면 합리를 빙자한 자리 만들기? 광주가 요즘 그렇습니다. 덧붙이자면 '위인몽니'라고나 할까요.

이번 빛고을 총선 판에 장이 서기는 했는데요. 손님이 없네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이용섭과 천정배의 선택이었습니다.

시장 출마 두 번에 국회의원 직을 던져버린 후 다시 그 자리에 출마한 이용섭과 호남 정치복원·리틀 김대중(DJ) 발굴을 외치던 천정배.

또 다른 면을 보면 관세청장 국세청장, 장관 두 번 그리고 국회의원 재선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법무장관 국회의원 5선의 천정배 국민의당 후보. 행시 패스 이용섭, 행시·사시· 천재 천정배. 비단길의 시작 입니다.

악수할 때 느낀 건데요 두 후보의 공통점은 손이 참 부드럽습니다.

공통점이 또 있습니다. 두 후보의 대항마가 여성이라는 거죠. 국정원 댓글 양심 직진행보 권은희와 인생 희망스토리 주인공 양향자.

일부에선 이용섭·천정배 두 거물이 상대 후보로 나섰더라면 장이 제대로 섰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회자되고 있죠.

공통점이 또 있네요. 두 후보는 유권자 선택의 단초가 될 수 있는 토론회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중앙당 일정과 지원유세 때문이라네요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광주시민과 유권자를 경시하는 처사고, 성실하게 선거에 임하고 있는 경쟁자들을 무시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정가에서는 두 후보의 토론회 거부에 대해 '선거 전략상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토론회 불참을 택한 것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는데요. '토론회에 불참해도 당선은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에 대한 역할도 중요하지만 두 거물 모두 일개 후보일 뿐이라는 거죠.

복싱 스타일을 크게는 아웃복싱과 인파이터로 구분 짓는데요.

이용섭·천정배 후보는 자신이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아웃복싱을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링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해도 이기는데 굳이 인파이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전략인 거죠. 한마디로 정정당당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권은희 후보 측은 "이용섭 후보의 일방적인 토론회 불참통보는 철저하게 광주시민과 광산주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성실하게 선거에 임하고 있는 다른 후보들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양향자 후보 역시 "총선을 '묻지마 선거'로 전락시키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천정배 후보는 토론이 싫다면 후보를 그만 두라"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두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의무토론회에는 참석한다는 겁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무시당하고 있다'는 목소리조차 외면하는 후보가 국민의 행복권과 국가의 안정을 위한 입법을 제안할 자격이 있는 지 따져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