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왜 우리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작을까'라는 고민을 한번쯤 하게 된다.
키 작은 아이들 대부분은 밥을 잘 먹지 않는 경향이 많은데 오늘은 '밥 안 먹는 아이가 밥 한 공기 뚝딱' 먹기 위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밥을 이야기하기 전 우선 이유식을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이유식은 통상 생후 4개월 정도에 시작하는데 아이가 모유나 분유 외에 가장 먼저 접하는 음식이 아이의 평생 식습관을 좌우하게 된다.
특히 아기가 편식하지 않게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 형태를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며 더 나아가서 균형 잡힌 전통적인 한국의 집밥과 반찬에 익숙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아기에는 음식에 대한 향과 미각이 아주 예민해서 이러한 요소들이 음식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각인되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구수한 향을 가진 밥과 반찬은 평생을 좌우하는 식단까지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유식 쌀은 가격이 싼 저가미 혹은 혼합미를 선택하지 말고 되도록 완전미 비율 95% 이상인 쌀을 고르는 것이 좋다.
아밀로스 함량 15% 이하인 '반 찹쌀계' '저아밀로스 쌀' 품종을 고르면 더욱 낫다. 이 품종은 대부분 중소립종으로 쌀알이 작고 찹쌀 성분이 많아 맛도 좋으며 소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쌀로는 일본에서 육성한 '밀키퀸'과 국내 육성 품종 '골든퀸3호' 등이 있다.
옛부터 우리 몸은 정(精), 기(氣), 신(神)으로 이뤄졌으며 이 세 가지는 오곡(五穀), 곧 밥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즉 담담한 맛의 으뜸인 밥과 다양한 찬을 고루 먹어야 성장기 어린이의 면역력이 높아지고 키가 쑥쑥 자란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밥이 영양제인 셈이다.
그리고 엄마들은 아이의 식습관을 일관성 있게 잡아줘야 한다. 이유식 이후부터 다양한 웰빙 재료들을 활용해 손수 만들어주지 않고 그저 만들기 수월한 재료들 위주로 식단을 구성한다면 아이들은 쉽게 인스턴트 음식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아이들의 미각은 어른들과 같지 않아서 건강한 식품에 익숙해져 자연스럽게 먹게 될 때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인내심 부족한 엄마들은 한두 번 해주고 안 먹으면 쉽게 포기하거나 아이가 잘 먹지 않아 건강과 성장발달에 문제가 올까 싶어서 그 적응기간을 참아내지 못한다.
요거트나 쵸코우유와 같은 어린이용 대체식품을 주는 순간 아이들은 단맛에 길들여져 평생 식습관을 망치게 된다. 좋은 부모의 첫째 조건은 결국 기다림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족이 함께하는 식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핵가족 위주의 바쁜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가족 식탁'이 사라져가고 있다.
가족이 함께 집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영양 공급의 차원을 넘어 올바른 식습관을 몸에 익히고 가족 간의 사랑과 친밀감을 돈독히 쌓으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등 매우 사적이면서도 열린 공간을 누린다는 뜻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실시한 미취학 아동의 언어습득 능력에 관한 연구에서 아이의 언어와 학습능력은 경제능력, 교재교구의 활용도, 독서환경에 따른 차이는 별로 나지 않으며 오히려 가족식사의 횟수에 비례해 높아졌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일본 소아학회에서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않는 아이들이 영양도 불균형하고 체력이 떨어지며 성장 부진과 함께 빈혈, 변비, 아토피 증상 등 소아병이 빈번해 지면서 스트레스 지수도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면 편식도 줄고 영양도 고르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년기의 밥상이 아이의 평생 입맛과 식습관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부분이다.
문광철 (사)한국약선요리협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