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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스포츠 톡톡] "계획보다 실행 절실" 스포츠산업 육성정책

정부, 2018년까지 스포츠산업 58조 계획…매출구조 정비 필수

박성준 칼럼니스트 기자  2016.04.06 0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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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3월10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스포츠산업 관련 중점 정책들을 발표했다.

가장 핵심적인 골자는 2018년까지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를 53조원으로 견인하고 경제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시장의 규모가 약 41조원(2015 문체부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이었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4년 안에 12조원을 넘어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규모 측면에서도 매우 광범위한 전략들을 포함하고 있다.

스포츠와 IT기술 융·복합 콘텐츠산업 육성, 스포츠에이전트 및 공동 마케팅을 통한 프로스포츠산업 활성화, 지역 스포츠 기업 육성, 학생 참여율 60%의 학교체육 정착, 유아·노인·장애인 스포츠 활동 집중 지원, 국민들의 생활체육 참여 62% 달성 등의 구체적 내용들이 제시됐다.

특히, 이날 보고대회에 참여한 박근혜 대통령은 "스포츠산업이 기존 시설, 제조,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때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가치에 대해 직접 설명한 바 있다.

스포츠 정책만으로 정부 부처가 단독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대통령까지 참여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사안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내용이다.

체육, 스포츠 관련 영역에서 스포츠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그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어려운 시기에 자체 동력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 국내 스포츠산업 현장의 애타는 목소리와 실정을 고려할 때 해당 부처인 문체부는 물론 대통령까지 앞장서서 스포츠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큰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각 세부 전략들을 살펴보면 전략이 아닌 정책이라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프레임의 폭이 넓고, 대단위 인적·물적 자원투입이 전제돼야 하는 조건을 포함,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고 자칫 정책 기조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할 경우 현장에 큰 실망과 좌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체부의 2015 스포츠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스포츠산업 규모는 41조370억원. 2018년 목표치인 53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년 2조~3조원 내외의 성장이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2012년 이후 년 1조원 내외의 점진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현 성장 추세라면 정책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목표실현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2%대로 5년 연속 세계 평균을 밑도는 부진한 상태고, 수출 역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국정목표에도 미치지 못하는 65% 수준의 고용률에 급기야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2%로 16년 만에 사상 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스포츠산업 분야의 급격한 성장 정책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괜한 걱정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확실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스포츠산업 매출구조에 대한 정비가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개진되고 있다. 매출 규모나 수익 측면에서 소위 득을 보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 분야는 주로 경기 및 오락스포츠업 분야다.

2014년 기준 전체 국내 스포츠산업 매출의 57.5%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비중이 높고 특히, 겜블링 및 베팅업의 비중은 20.6%로 단일 중분류 업종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2015 문체부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이는 운동 및 경기용품 제조업 전체를 합친 점유율(16.5%)을 훨씬 상회하는 것은 물론 운동 및 경기용품 유통·임대업 전체 비율(22.3%)과 유사한 수준으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구조의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야기해 왔다.  

정책 실현의 주체는 결국 해당 현장과 관련 직종에 포진한 스포츠산업인들이며 무엇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의지를 꺾지 않는 타당한 정책 입안과 지속적 지원이 이루어 질 때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두려워하고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급하게 직진만 잘하는 운전자가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수 없듯이 때로는 서행하면서 좌우 역시 잘 살필 필요가 있다.

문체부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책을 주도하고 지속적으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충분한 기초공사 위에 세워지지 않는 정책은 말 그대로 '사상누각'일 뿐이고 실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정책은 '공언무시'일 뿐이다.

또한 현장에서는 어떻게 자생적 생존력을 높일 것인지, 어떻게 투자를 활성화하고 시장을 넓혀갈 것인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때로는 실패하더라도 극복해 낼 수 있는 뚝심, 급변하고 있는 스포츠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융통성, 그 누구도 아닌 스포츠인들이 집중력을 발휘할 때다.

박성준 교수(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 (전)경기도체육회 통합추진위원 / (전)국민생활체육회 기획위원 / (전)F1조직위 자문위원단장 / (현)장애인체육회 전국체전위원 / (현)대한체육회 평가위원 / (현)스키장경영자협회 경영전략전문위원 / (현)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