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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따듯한 4월? 대학생에겐 '잔인한 4월'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4.01 14: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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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매서운 겨울이 가고 어느듯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햇살 가득한 거리를 걷노라면 특별한 일이 없어도 괜스레 마음이 들뜨곤 하죠. 그러나 대학가에는 아직 차디찬 바람이 붑니다. 일명 '프라임 사업'이라는 것이 찬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지난달 22일 시청 앞을 지나가던 중, 뚜렷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선언문에 안에 담긴 내용은 절망에 가까운 오늘의 현실이었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힘찬 목소리로 주장을 내세웠는데요.

사진 속 대학생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프라임 사업의 공식 명칭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입니다. 3년 간 총 6000억원이 지원되며 사회·산업 수요 중심의 학사 구조를 개편, 정원을 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정부는 지난달까지 여러 대학의 사업계획서를 받았으며 이달 안으로 19개 대학이 최종 선정됩니다. 대학별로 많게는 300억원까지 지원된다고 하니, 대학 입장에서도 무척 군침이 도는 사업임이 분명합니다. 

이 사업의 명분은 대학이 사회 수요에 맞게끔 학과 정원 유도, 낮은 청년취업률 해결 등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학과의 핵심 잣대는 '전공취업률'인데요. 즉, 공대에 비해 전공취업률이 낮은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정원을 줄이겠다는 말이 되는 것이죠.

실제 경희대학교는 학과 융복합의 예시로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합쳐서 웹툰창작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고, 중앙대의 경우 예술·공학을 접목한 단과대학을 안성캠퍼스에 신설하고 서울캠퍼스에 공학분야 신규 학과를 개설해 공과대 정원을 1000명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숙명여대는 IT공학과와 화공생명공학부를 신설, 신입생 100명을 선발했죠.

서울권 대학 외에도 일부 지방대 역시 과감한 행보를 통해 프라임산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번 프라임사업이 과연 정부의 말처럼 청년취업률을 해결하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단순히 인문예술대학을 없애고 공대를 우선해 나가는 것이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해결법이 될 수 있을까요. 

따듯한 햇살 속 차가운 현실에 맞선 대학생을 본 그 순간, 근본적인 대책은 고사한 채 대학 내 구성원들에게 청년실업 문제를 전가하는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