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서울 대림역 근처를 지나가면서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바로 음식점 간판들 때문인데요. 음식점 간판들 대부분이 한국어보다 한문으로 쓰였고, 길거리에서도 조선족들이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한문의 음식점 간판이 아니라 '동포 소개소'라는 직업소개소였는데요.
과연 '동포 소개소'에서는 어떤 일을 소개해주는지 궁금해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소개소에 들어가니 오후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선족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선족 김○○씨(24·여)는 "한국에 오면 중국보다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고 해서 한국에 왔는데 일자리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여기를 찾게 됐다"며 "일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 많은 조선족들이 소위 말하는 3D업종(Difficult(어렵고), Danger(위험하고), Dirty(더러운))에 많이 근무하고 있는데, 초창기에는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 쉬웠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구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선족들은 처음부터 이런 3D업종에 근무했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처음 한국에 들어온 조선족들은 이런 3D업종 외에도 △중국어 통·번역 △가이드 △무역 등 고급업무에도 근무했다고 합니다.
현재 동포 소개소에서도 이런 고급업무에 대한 수요가 있어 종종 공급하고 있다고 하네요.
3D업종에 조선족들이 많이 근무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불법체류자 증가와 무관치 않습니다.
동포 소개소 관계자는 "처음 이 소개소를 개업할 때만해도 정식 비자를 받고 들어온 동포들이 많아서 일을 소개하기도 좋았다"며 "하지만 비자가 만료된 상태에서도 돌아가지 않고 여기를 찾아오는 동포들이 3D업종을 찾으면서 그쪽으로 많이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족들이 3D업종에 많이 근무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한국 사람들이 이런 업무를 기피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을 조선족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찾고 있다면 차라리 3D업종과 관련한 취업비자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