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6.03.30 17:28:55
[프라임경제] 제주신화역사공원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 역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제주신화역사공원은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제주만의 색깔을 입히면서 제주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음으로 양으로 제주도가 기여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람정제주개발과 손발을 맞춰 세계적 수준의 관광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대사업이다. 복합리조트 건립 측면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케이스라 제주도 안팎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신화역사공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의 한 상징처럼 여겨졌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촉진시키기 위한 전담기구다. 제주신화역사공원 이슈의 경우도 외지에서는 JDC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바라봐온 게 사실이다.
특히 제주도를 동북아시아의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도민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개발계획이 제주국제자유도시 아이디어의 골자였기 때문에, 근래 원희룡 도지사 당선 이후 제주 도정이 이와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도 관건이었다.
현재 제주 도정은 특히 '청정'과 '공존'을 핵심가치로 내건 이른바 '제주미래비전'을 통해 변화되는 개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똑같이 도민을 위한다지만 그 기여에 대한 세부 방향에 이견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원 지사 집권 초기 제주신화역사공원 추진과 불협 화음을 우려하는 성급한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JDC의 역할과 함께 발을 맞추며 제주도민들과 공존하면서 제주도민에게 기여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 케이스가 될 수 있도록 제주도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순조로운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자유도시 출범 10년이 지나 이제 뭔가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도민들에게 보일 적기라는 점, 또 투자이민제도가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향후 해외 자본의 역할을 어떻게 잡을지의 문제도 이번 제주신화역사공원과 맞물리는 요소였다. 제주 도정의 고민과 아이디어 창출이 이 이슈를 놓고 적극적으로 이뤄진 배경이 여기 있다.
◆중앙예산 움직인 제주도 공무원의 열정
제주신화역사공원은 볼거리를 제공할 대규모 관광 소재이기도 하지만, 새 시대 조류이자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는 MICE 산업을 포함하는 종합 리조트 시설 추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람정제주개발과 JDC가 이 사안을 추진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실질적으로 실력 있는 인력이 육성되도록 뒷받침하는 게 필요하다. 제주도에서는 이 쉽지 않은 숙제에 부담감을 가지고 아이디어 창출에 골몰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제주신화역사공원 건립에 따라 창출될 일자리 중 상당한 규모를 제주도 몫으로 돌리도록 논의된 부분은 이미 잘 알려졌다.
하지만 과실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한 시절 호황 후 사양길에 빨리 접어들 가능성이 일말이라도 남는다면 제주도에서 느낄 부담감과 박탈감 역시 커진다는 점을 도정에서는 간과하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 외에 '양질의 인력 공급'이라는 의무에도 집중하기로 한 상황에서 여러 도내 부서 특히 경제정책과의 활동이 눈부셨다.
2015년 여름 당시 제주도 관계자가 람정제주개발과 협력, 싱가포르 파견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노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미 2014년부터 제주도와 JDC, 제주도 내 대학들과 투자기업이 협력해 제주지역 청년인재 양성 협약을 맺기는 했지만, 제주도 학교들과 힘을 합쳐 인력 육성을 모색하는 '람정트랙'과 '싱가포르 해외연수단'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특히나 호텔 등 관련업에서 앞선 싱가포르에 청년들을 보내 리조트 등 산업의 업무지식과 함께 글로벌 감각을 익히도록 하는 안건은 사업 초기 성패를 판가름할 수도 있는 기간요원 양성 대표작이다. 다만 이 같은 사업에서 비용 부담을 참가자들에게 거의 지우지 않기 위해서는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
이 연결고리 모색을 위해 제주도에서는 '교육'과 '취업'을 과거 구분해 생각하던 패턴과 달리 종합적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할 필요성을 적극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에서 1억원, JDC에서 1억원을 지원하는 외에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국비사업으로 4억3900만원이 이 싱가포르 해외연수단 가동에 투입되는 물꼬가 마련됐다.
자금 봇물이 터지면서 57명의 연수생이 우선 어학훈련을 마치고 올해 현지에서 글로벌 관광숙박전문 사관생도로 현업에 투입돼 체험을 쌓는 중이다.
◆파급효과 체계적 분석 노력, 객관평가는 타 지자체에도 '시금석'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제주신화역사공원 건이 고용영향평가 과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에 신청한 결과 드디어 지난해 9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유일하게 신화역사공원 개발 건이 고용영향평가 과제로 선정될 수 있었다.
제주도의 이 같은 추진은 관련 사업을 놓고 자화자찬에 그치거나, 제주도 출신의 우선 고용을 즐기는 '단맛'에 빠지지 않고 사업이 일자리 창출에 실제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천천히 짚으면서 나아가자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리조트는 2017년 1차 개장부터 2019년 완공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잘못된 기대감으로 도정 홍보에 사용될 경우, 지역경제에 불의의 파급효과를 줄 수도 있다.
제주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이번 평가는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영향평가센터에서 분석 중이며 결과는 4월 하순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를 받으면 제주도에서는 정책제언 등을 참고해 해당기업에 사업 방향의 참고 내지 개선 등을 권고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제도의 특성 때문에 도정의 교체와 지향점, 정치적 색채 등으로 민간 특히 외국에서 관심을 갖고 개입한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일관성 없는 요구를 하거나 정책적 기복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여지와 유혹을 스스로 제어하기 위해서도 도정에서 고용영향평가 전체에 대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을 그릴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번 건 총사업비가 약 2조원선인 점, 2006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사후평가가 가능함을 들어 고용영향평가에 적극 나선 점은 관광이 중심이 되는 제주 특성에서 백년대계를 하루라도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의사를 중앙에 전달한 것으로도 의미가 크다.
제주 내 개발과 보전 의견이 모두 있지만 이들이 흑백논리에 덮여 갈라지지 않은 채 다양하게 공존하면서도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선두주자로서 객관성을 갖고 관광백년대계의 지향점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종합진단을 통해 서둘러 받겠다는 것으로 표현했다.
이런 이유로 향후 한국 관광 투자와 외국자본 유치에서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제주 도정이 정무직 공무원인 최고위층부터 실질적 역할 모색에 중추를 맡는 일선 실무진까지 주인 의식을 갖고 제주신화역사공원 건에 관심을 기울이는 점은 지자체 실시 20년을 막 넘긴 상황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모범사례로 보인다.
관에서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방식에서도 벗어나 있으며, 민간에 중요한 일을 대부분 넘기고 방향만 제시해주는, 요새 유행하는 거버넌스 행정학 개념과도 다르게 수평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역할 모색인 셈이다.
MICE 등 관광업의 제2막을 열지 않으면 변방에 영원히 머물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높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오래 변방에 해당된 제주에서 이 같은 노력으로 분투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점은 관광업 발전은 물론 민관협력 사례의 새 이정표로도 주목할 만하다는 진단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