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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곱슬머리에 반쯤 감긴 눈 구영탄 그리고 이낙연

장철호 기자 기자  2016.03.30 11: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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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드라마 같은 스포츠 역전극을 선보였던 만화 주인공 구영탄을 아세요?

고행석 작가의 '불청객 시리즈' 주인공인 구영탄은 코믹, 드라마, 스포츠, 액션, 성인 장르를 넘나들며 80~90년대를 주름 잡았다.

필자가 어릴 적 자주 보던 축구, 야구, 탁구, 유도, 테니스 등의 스포츠 만화에서 구영탄은 상상을 초월한 발군의 능력으로 반전의 쾌감을 선사했다. 

특히 탁구선수로 활약하던 구영탄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 한 뒤 감옥에서 출소, 네트를 스쳐 상대편 코트 앞에 떨어지는 마구로 탁구계를 평정했다. 

만화 속 구영탄은 곱슬머리에 반쯤 감긴 눈으로 등장해 썩 호감가는 비주얼은 아니다. 그렇지만 구영탄은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초인적인 능력과 주위의 도움을 받아 정상에 우뚝 선 영원한 우리의 영웅으로 기억된다.

필자는 가끔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볼때 구영탄이 떠오른곤 한다. 이 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시절, 곱슬머리에 반쯤 감긴 눈으로 브리핑할 때 구영탄의  모습을 봤다.

그런데 이 지사의 반쯤 감긴 눈이 최근 수술대에 올랐다. 눈꺼풀이 처지고 눈섭이 눈을 찌르는 증상 때문.

이 지사는 지난 25일 전남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4월1일까지 예정된 연가를 취소, 29일 오후 업무에 복귀했다.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 급한 것인지.
 
이 지사는 온화한 이미지와 달리 업무에 냉철하고, 지인들에게는 더욱 냉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도청 직원들도 언론인 출신의 이 지사가 박식한데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지적해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한다. 

이 지사는 '숲속의 전남' '가고싶은 섬 만들기'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를 모토로  미래 전남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비전에 대해서는 민선 6기 임기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그가 내놓은 비전은 전남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당수 도민은 전남의 미래를 위해 이낙연 지사가 구영탄과 같은 초능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눈꺼풀 처짐 수술을 받아서 구영탄과 같은 초능력이 없어지면 어쩌지? 아무쪼록 더 밝게 보는 눈으로 전남의 먹거리를 신통방통하게 찾아주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