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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vs KT·LGU+, 총선에 쏠리는 눈

이번 인수합병 심사 역대 최장 기간 예상…총선도 넘길 듯

이보배 기자 기자  2016.03.30 08: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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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의 CJ헬로비전(037560·대표 김진석) 인수합병 심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당초 양사는 4월1일을 합병기일로 잡았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내달 1일 합병기일이 물 건너가자 업계의 시선은 '4·13 총선'에 쏠렸다. 총선 전후로 이번 인수합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반대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총선 이후 심사에 기대를 걸고, SK텔레콤은 총선 전 승인을 바라는 모양새다. 그 중심에는 '통합방송법'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유료방송에 대한 규제 불균형 개선과 유료방송활성화를 위한 통합방송법을 입법 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SK브로드밴드를 소유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할 수 없게 된다는 게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는 이 법안의 통과 전 승인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SK텔레콤은 해당 법안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인수합병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대로 소유겸영이 제한되면, IPTV를 가진 KT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의 시선이 '4·13 총선'에 쏠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총선 일정에 밀려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회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에 희망을 걸고, 총선 이후 열릴 임시국회 때 총력전을 펴겠다는 밑그림을 그린 것.  

과거에도 총선 이후 열린 마지막 국회에서 대기 중인 법안이 무더기 통과된 전례가 있는 만큼 19대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 국회에 통합방송법이 통과되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법안 통과가 본격 논의되기 전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총선 전 정부의 승인을 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SK텔레콤은 앞서 신세기통신, 하나로통신을 인수할 당시에도 16대,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를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공천, 선거전 등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관심이 총선에 쏠렸을 때 인수합병 승인이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베스트 시나리오겠지만 총선 이후라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19대 마지막 국회에서 통합방송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총선 이후 5월30일까지 20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구성되는데, 이때 구성된 미방위원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SK텔레콤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래부가 새로운 미방위에 이번 인수합병 사안 검토를 넘긴다면 심사 시기가 더욱 길어지는 것은 물론, 정치적 해석에 휘둘린다는 비판을 각오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의 결정이 4·13 총선도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2월1일 인수합병 신청 이후 4개월이 넘도록 의견수렴만 한 미래부에 비난의 화살이 쏠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부가 여론·의견수렴에 공을 들인 만큼 SK텔레콤의 주장을 충족하되 '조건'을 걸어 경쟁사의 우려를 최소화할 절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