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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정한 승자는 한국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기자  2016.03.29 14: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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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역사적인 대국이 열렸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에 한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세돌 9단 본인을 포함해서 바둑계 인사들은 물론 과학계와 IT 업계도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도 경우의 수가 많은 바둑의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인공 지능이 이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4:1로 인공지능 알파고가 승리를 거뒀다.

비록 1패를 하면서 인공지능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인공지능이 세계 최고의 프로 바둑기사를 꺾은 것은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시합을 보면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는 옛말이 떠올랐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절대 질 일이 없다는 말인데 이세돌 9단은 시합 상대인 인공지능 알파고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몇 개월 전 프로2단인 유럽 챔피언을 이기는 5번의 시합 정보가 전부였다.

그 시합만을 분석했을 때 몇 수를 잡아줘도 된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몇 개월 동안 인공지능 알파고는 세계 최고의 두뇌들의 지원을 받아 1202개의 CPU를 갖고 이세돌 9단을 이길 모든 준비를 마쳤다. 상대를 너무 얕잡아 보다 큰 코 다친 것이다.
 
하지만 이 시합의 진정한 승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시합에서 이세돌 9단이 지기는 했지만 그 시합을 통해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다.

또한 인공지능에 패배한 충격을 받은 한국이 그 충격을 잘 흡수해 미래의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의 대열에 올라서기만 한다면 한국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그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이번 알파고 쇼크를 계기로 더 늦기 전에 인공지능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큰 경각심과 자극을 받은 것이 역설적으로 상당히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대통령이 주재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했다.

또한 이번 4월에 있을 총선에서 각 정당은 비례대표 1번에 경제통이나 소외계층을 1번으로 내세웠던 역대 선거와 다르게 여야 모두가 IT 전문가나 과학기술인으로 채워 눈길을 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지금껏 선진국이 저만치 앞선 가던 시장에 늦게 진출하곤 했지만 마치 스마트폰처럼 'fast follower'로서 따라 가다가 어느 순간에 그들을 앞질러 first mover가 되곤 했다.

이번에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의 배에 늦게 올라탔지만 속도를 내서 빨리 따라붙어 빠른 시일 내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한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