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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진 KRISS 박사 "기술지원 통해 글로벌 기업 성장 도울 터"

중소기업 산업현장 문제 진단·애로기술 해결

김경태 기자 기자  2016.03.24 10: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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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13년 설립된 오운알투텍은 냉매를 회수하고 재생하는 폐냉매 처리 기업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 연구인력 및 분석기술 부족으로 이를 추진하지 못했다. 사업을 본격 추진한 배경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이하 표준연)이 있었다. 기술지원을 받아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은 게 첫걸음이었다.  
 
이처럼 표준연은 기술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표준연의 박세진 박사를 만나봤다. 

측정과 단위 그리고 표준은 우리가 숨쉬는 공기처럼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해도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975년 설립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국가측정표준대표기관으로 국제적 공신력있는 국가측정표준의 확립 및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또 산업체 및 공공부문에 그 성과를 보급함으로써 국가경제 및 과학기술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뿐만 아니라 교정시험서비스 제공과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의 국가측정표준 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박세진 표준연 박사는 "표준연은 인간이 알고자 하는 모든 관심의 대상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과학적 질서인 측정표준을 확립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기준으로 측정 및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히든챔피언 육성사업 통해 중소기업 '글로벌' 성장 돕다

표준연 내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는 '기술선도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기술선도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은 정부의 중소기업지원 강화 정책에 부응해 기획·수행된 것으로,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 즉 기술선도형 히든챔피언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표준연은 △산업체 현장 애로기술 상담 △고객이 요청한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기술지원 △표준연 전문가에 의한 중소기업 1:1 맞춤형 기술지원 '기술홈닥터' △고급 측정장비의 대외 개방 및 활용 제도 '연구장비 공동활용' △표준연의 대표적인 측정관련 정보교류 네트워크 '측정클럽' △예비창업자를 위한 공작지원 프로그램 '창업공작소' 등 잠재력있는 중소기업을 세계 최고 수준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김윤배 표준연 중소기업지원센터 박사는 "국제수준의 표준연 측정전문가들을 활용해 중소기업 산업현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애로기술을 해결하고 있다"며 "산업체 종사자와 측정전문가들 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지속적인 기술정보 교류를 실시하고 산업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표준연의 중소기업지원센터는 1년 1000개의 기업과 네트워킹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중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 100개에 기술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또 기술지도에서 우수한 기업 10개를 선정해 R&D를 집중, '명품홈닥터'를 통한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일례로 헤어웨어 패션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씨크릿우먼의 경우 표준연의 '기술선도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을 통해 한국형 표준형 헤어웨어 콘셉트를 개발했다. 

씨크릿우먼은 한국 여성의 두상을 연구하기 위해 표준연의 기술상담과 기술지도를 거쳐 '명품홈닥터'까지 선정된 기업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는 기술 실용화를 위한 R&D로 '히든 챔피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 박사는 "2014년도에 처음 시작한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은 지난 2년 동안 100개의 기업이 기술지도를, 20개의 기업이 R&D 지원을 받았다"며 "단계적 지원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글로벌 히든침피언 기업을 5개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삶을 풍요롭게 '정밀측정기술 개발' 

첨단과학과 신산업 개발을 위해서는 새로운 측정기술이 필요하고 미래지식 주도 시장에서는 경쟁력도 측정문제 해결능력에 좌우된다. 

표준원은 새로운 분야의 측정표준을 확립하고 연구과정, 제품화 과정 등 산업화 전반에 걸친 측정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표준원은 각 본부마다 측정하는 기준이 다른데, 박 박사는 인체와 관련된 정밀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 박사가 측정하는 제품을 살펴보면, 자동차 시트를 비롯해 △침대 매트리스 △청소기 △의자 △방석 △신발 등 인체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진행한다.
 

박 박사는 "우리나라는 외국인 중심으로 설계된 제품이 많은데 정확한 측정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는 제품을 생산하도록 돕고 있다"며 "씨크릿우먼의 한국형 표준두상 성형라인 모형 역시 표준원에 등록된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고객을 불편하게 하면 마음대로 측정할 수 있고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연구하는 것은 고객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측정을 하는 것"이라며 "단순 리서치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끝으로 박 박사는 선진국 수준의 정밀측정기술을 바탕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연구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 박사는 "표준원에서는 통신, 에너지, 환경, 안전, 식품, 의료, 보건 등 삶의 모든 영역에 필요한 정밀측정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활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