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강화된 배기가스 배출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판매가 중단됐던 한국GM의 쉐보레 캡티바(Captiva)가 최신 쉐보레 제품 디자인을 반영하고, 프리미엄 파워트레인을 갖춰 돌아왔다.
쉐보레 캡티바는 지난 2006년 GM대우 시절 윈스톰(Winstorm)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고, 5년 뒤인 2006년 첫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걸치며 지금의 차명을 얻었다. 그리고 시간이 다시 5년이 흐른 뒤 또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2016 쉐보레 캡티바'로 등장했다.
한국GM은 2016 쉐보레 캡티바를 '도심형 크로스오버와는 차별화되는 정통 SUV'로 정의했다. 주요 타깃층은 30~40대 남성으로 못 박았다.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형 SUV 캡티바의 사용목적이 오프로드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레저활동을 즐기는데 있고, 그 중심에는 30~40대 남성이 존재한다는 것.
5년마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내·외관 분위기를 바꾸며 10년을 이어온 캡티바. 이런 신형 캡티바가 SUV를 선호하는 30~40대 남성 고객들에게 강력하게 어필될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봄 파머스가든(경기도 양평군)에서 출발해 청평힐리조트 글램핑하우스(경기도 가평)를 거쳐 브라운핸즈(서울시 강남구)에 도착하는 총 86㎞.
◆정통 SUV 스타일 유지·마이링크 시스템 기본 탑재
신형 캡티바 외관 디자인 가운데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전면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시그너처 디자인 요소인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장식을 적용해 더욱 뚜렷하게 강조했다. 듀얼 포트는 상하 두 개의 라디에이터 그릴인데 보타이 엠블럼은 상단 그릴로 위치가 이동됐다.
또 LED 포지셔닝 램프를 포함한 새로운 콤팩트 스타일의 프로젝션 타입 헤드램프와 'L'자 형상의 크롬 베젤 안개등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이와 함께 블랙 투톤 색상의 새 19인치 알로이 휠과 사이드 도어스텝, 하이글로시 필러가 적용됐다. 후면부에는 새롭게 디자인 된 트윈 머플러가 탑재됐지만, 테일램프 디자인은 이전과 큰 변화를 찾을 수 없는 둔탁한 모습이다.
실내는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는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으며,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간소화됐다. 7인치 터치스크린을 제일 위쪽으로 공조장치 버튼과 주행관련 버튼이 순차 배치돼 간결하면서도 깔끔했다.
무엇보다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된 차세대 마이링크 시스템은 후방카메라 기능을 겸하며, 7인치 고해상도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폰과 같은 아이콘 배열 및 터치스크린 조작 편의성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브링고(BringGo)와 애플 카플레이 내비게이션을 동시에 지원한다.
이외에도 신형 캡티바는 시트를 손쉽게 접고 펼 수 있는 이지 테크(EZ-Tech)가 적용된 분할 시트 폴딩을 통해 최대 적재용량 1577ℓ의 여유 있는 화물적재능력을 자랑한다.
◆부족함 없는 초반토크·단단한 안정감
신형 캡티바의 가장 큰 특징은 유로6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과 변속기를 바꿔 달았다는 점이다. 신형 캡티바에는 GM 유럽 파워트레인과 한국GM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2.0ℓ CDTi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의 최신 모델이 적용됐다.
앞서 말리부에도 적용된 2.0ℓ CDTi 디젤엔진은 초정밀 고압 커먼레일 연료 분사방식이며, 이를 통해 최고출력 170마력과 최대토크 40.8㎏.m의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달려보기 위해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약간 헐렁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밟히긴 했지만, 부족함 없는 초반 토크가 전달되며 움직임이 가볍다. 속도를 높이고자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단단한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속도를 높일 때는 높아진 엔진회전수 때문에 엔진음이 거칠게 들린다. 고속주행에서의 실내 정숙성은 바람이 꽤 불었던 영향도 있지만 다소 귀에 거슬렸을 정도로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성능이 아쉬웠다. 겉도는 시트 착좌감 또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고속 차선변경 시에는 출렁임 없이 단단하게 받쳐주는 캡티바가 믿음직스러웠지만, 코너링에서는 차체가 꽤 불안할 정도로 흔들렸다. 파손된 도로의 요철을 지나거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충격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신형 캡티바에 새로 장착한 기능인 스포츠모드의 경우 조금 더 빠른 가속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일반주행모드와 차이가 확연하지는 않다. 출력을 극대화한다기보다는 변속 응답성이 좋아지는 정도다.
전반적인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은 랙(Rack) 타입 고품격 속도 감응형 스티어링 시스템(R-EPS) 덕분에 무난했고, 무엇보다 주차 시 조작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는 시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