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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장 무시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김경태 기자 기자  2016.03.18 16: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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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메르스사태 후속 대책으로 다음 달부터 서울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간병인 대신 간호사에게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환자들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간병인이 아닌 전문 간호사가 환자 간병과 간호를 모두 맡는 것으로, 지난해 말 의료법 개정으로 '포괄간호서비스'에서 이름이 바뀐 것이다. 

정부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시행되면 대학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간병비 부담이 현재 1인당 하루 8만원에서 2만원 내외로 줄어들고, 중증질환자는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감경해주는 것까지 감안하면 비용이 40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일자리도 최대 1800여개까지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이를 놓고 의료계를 비롯한 간병인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이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의료계는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근무지역이 열악한 지방 간호 인력이 서울로 쏠릴 염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간호 인력이 충분한 간호등급 3등급 이상 대형병원에서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 간호대 정원을 늘리고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통해 쉬는 간호사가 병원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하지만 대형병원에서는 간호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안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간병인은 대부분 아웃소싱기업에 위탁하고 있는데 간병인을 간호사로 대체할 경우 간호사를 채용하기 힘들지만 인건비도 무시할 수 없다"며 "단순 간병에 간호사를 활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간병인을 파견하고 있는 아웃소싱 기업들 역시 현장을 모르고 '탁상공론'에서 나온 정부 대책이라는 주장이다.

간호사가 간병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아니 오히려 환자를 돌보는 데 더 수월할 수 있어 환자 형편에서는 좋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간호 인력 부족'이다. 아무리 정부에서 간호 인력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행한다고 해도, 국가 시행 간호조무사 시험을 통과하지 않은 간호사를 채용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 아웃소싱 업계 관계자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해 간호사가 간병인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지만 결국 다시 간호사와 간병서비스는 다시 분리되거나 일부 병원에서 '보여주기식'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가 간호사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는 찬성할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이 과연 일자리가 늘리는 것이 맞을까? 그리고 간호사들의 업무도 줄어들까?
 
오히려 간호사의 업무가 과중되고 일자리 창출이 아닌 현재 간병서비스를 하고 있는 간병인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