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케이블TV와 선거전, 그 상관관계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3.17 18:09:3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어린 시절, 두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 이 노래를 불러봤을 텐데요. '둥글게 둥글게' '우체부 아저씨' 등을 만든 동요작곡가이자 동화작가 고(故) 정근씨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이 노래를 배운다고 하네요. 사진 속 고양이마저 푹 빠져 있는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은 건 아이들 뿐일까요.

얼마 전 케이블TV방송사인 티브로드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선거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총선 특집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티브로드의 각 지역채널은 해당 지역의 총선 후보자들의 행보와 공약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인 부산방송의 '기자회견', 인천방송의 '꼼친돌직구' '꼼친대담', 서울방송의 '후보자 대담' '만나고 싶었습니다' '파워인터뷰' 등을 방송한다는 방침입니다.

후보들을 만나보는 것 외에도 유권자 토론이나, 지역 이슈 등을 폭넓게 다뤄, 선거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티브로드의 총선 특집프로그램은 일견 의미있어 보이는데요.

그러나 지역 케이블TV 방송사의 선거 관련 방송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합니다. 업계에선 "지역 방송은 해당 지역 유권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창구"라고 말하기도 하죠.

각 후보들의 공약을 직접 비교하는 등 선거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소신을 갖고 투표하는 유권자도 있지만, TV나 기사를 통해 접해봤거나 한 번이라도 이름을 들어 본 후보를 고르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사회 시청자들한테 언론의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특히 지역 케이블TV 방송사는 직접사용채널(직사채널)을 운용할 수 있어, 직접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해 자사 방송 플랫폼에 채널을 배정해 방송프로그램으로 편성할 수 있는데요. 직접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 형성이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인터넷TV(IPTV) 출범을 준비하면서 직사채널 허용을 강력하게 주장했었는데요. 당시 방송위원회 반대로 무산됐습니다만, 현재 통합방송법이 발의되면서 다시 요구된 상태입니다.

케이블TV 방송사의 직사채널 운용에 대해선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논쟁과도 맞물려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각에선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SK텔레콤이 케이블TV방송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방송 권역 23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거라 우려하고 있죠.

즉 SK텔레콤이 이해관계가 걸린 개발 등과 관련해 유리한 방식의 내용을 보도한다든지, 지역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데 영향을 주는 등 정치적 권한까지 갖게 된다는 해석입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현행 방송법 제70조에 따라 지역채널에서 보도 가능한 프로그램의 범위가 엄격히 제한, 법제도적 안전장치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해명과, 특히 선거 방송과 관련, 중앙·관할선거관리위원회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맞대응하고 있는데요.

이런 정황들을 보니, 방송의 영향력이란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