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이 금융발전 수준이 세계 183개 국 중 6위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우간다보다 못하다며 140개 국 중 87위에 해당한다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발표와는 상반된 결과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IMF 금융발전지수를 이용한 우리나라 금융발전 수준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발전지수는 0.854로 조사대상 183개 국 중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신흥시장국 평균치인 0.328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 평균 0.718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IMF 금융발전지수는 각국 금융시스템을 금융기관과 금융시장 두 부분으로 나눠 심도, 접근성, 효율성 등 세 측면에서 평가한 뒤 이를 하나의 지수로 종합한 지표다. 0~1 범위 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금융발전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한국의 금융발전지수는 0.854로 조사대상국 중 6위에 해당했다. 이는 신흥시장국 평균인 0.328보다 월등히 높을뿐 아니라 선진국 평균 0.718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스위스가 0.951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으며 호주(0.890), 영국(0.882), 미국(0.877), 스페인(0.860)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일본(0.827, 8위), 홍콩(0.827, 9위), 프랑스(0.763, 11위), 독일(0.747, 14위)은 한국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금융기관 발전지수가 0.789로 세계 16위로 평가됐으며, 금융시장 발전지수는 0.902로 2위였다.
세부지수를 살펴보면 금융기관 심도지수는 선진국 수준(0.712)을 소폭 상회하는 0.724로 17위, 금융기관 효율성지수는 0.711로 11위로 평가됐다. 금융기관 접근성지수는 0.700으로 전체 28위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접근성지수는 성인 10만명당 은행 지점수 및 ATM수로 평가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확산으로 은행 지점 및 ATM수가 많이 줄어든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심도지수는 선진국 수준(0.696)을 상회하는 0.890으로 전체 10위, 금융시장 접근성지수는 0.754(9위)로 역시 선진국 수준(0.627)보다 높았다.
금융시장 효율성지수는 1.000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주식시장회전율(주식거래량·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측정되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주식거래가 활발함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평가는 국가간 비교가 가능한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조사된 결과로 지난해 발표된 WEF의 평가 결과와는 차별화된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해 WEF의 평가에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는 87위로 전년(80위)보다 7계단 하락하면서 금융 경쟁력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승환 한은 금융안정국 금융안전연구팀장은 "세계경제포럼 평가는 설문조사 성격이나 IMF 금융발전지수는 각국 국내총생산(GDP), 주식거래량, 시가총액 등 구체적 데이터로 비교한 것으로 보다 현실에 부합된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IMF 금융발전지수도 금융혁신, 금융서비스 다양성, 금융 국제화 수준 등에 대한 비교지표가 미흡해 일부 평가항목은 과대평가된 가능성도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