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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1勝'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국 종료

다섯 번 대국 전 세계 AI 집중 조명 "국내 AI 체계적 육성 필요"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3.15 18: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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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막을 내렸다. 다섯 시간가량 진행된 마지막 대국 결과는 이세돌의 불계패.

이날 이세돌 9단은 흑돌, 알파고는 흰돌로 경기를 했다. 주어진 2시간을 모두 사용한 이세돌과 알파고는 초읽기 1분으로 경기를 이어나갔다. 알파고는 절묘한 '바꿔치기'로 우세를 차지해 승리를 따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9일 첫 번째 매치를 시작으로 10일, 12일, 13일, 15일 총 5회에 걸쳐 이뤄졌다. 최종 결과는 △1국 186수, 알파고 불계승 △2국 211수, 알파고 불계승 △3국 176수, 알파고 불계승 △4국 180수, 이세돌 불계승 △5국 280수, 알파고 불계승을 기록, 4:1로 알파고가 최종 승리를 거뒀다.

이번 매치를 통해 이 9단이 받게 될 상금은 총 17만달러(한화 1억8700만원)다. 5경기에 응하는 기본 대국료 15만달러(한화 1억6500만원)와 지난 4국 때 받은 승리수당 2만달러(약 2200만원)의 총합이다.

알파고가 획득한 상금은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수학) 교육·바둑 관련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다섯 번 펼쳐진 세기의 대국, 전 세계 이목집중

경기를 중계한 KBS, 네이버, 유튜브, 바둑TV, 에브리온TV, 아프리카TV, K 바둑 등 채널·플랫폼 동시접속자 수는 기존 대비 수십배 폭증했다.

3연승을 거둔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됐으나, 13일 4국에서 집중력을 놓치지 않은 이 9단은 초읽기를 활용하며 180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의 첫 승에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는 "진심으로 이 9단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4국 경기 기보와 통계를 분석해 알파고 문제 개선에 활용하겠다고 제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바둑 인공지능이 아직 인간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으며, AP통신도 "이세돌의 1승은 알파고 바둑 프로그램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총평을 내는 등 외신 반응도 뜨거웠다.

◆국내 AI 주목 "체계·종합적 육성계획 있어야"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개발업체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시스템이다. 알파고는 '몬테카를로트리탐색' 기술과 '심층신경망' 기술을 결합해 활용하도록 설계됐으며 기계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의 일종인 '딥러닝' 기술을 갖춰 대국을 거듭할수록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대국 전 전 세계 프로기사, 학자, 연구원 등 각계 인사는 이 9단의 5승을 확신했다. 그러나 대국이 시작되자 예상을 뒤엎은 알파고의 실력에 이 9단을 비롯한 전 세계는 큰 충격을 받았으며, AI에 대한 관심은 폭증했다.

이런 가운데 15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국내 AI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4.3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AI는 △감성인식·공간인식·언어인식 등 지능형 소프트웨어 △인지컴퓨팅 △머신러닝·딥러닝 △슈퍼컴퓨터 △뇌과학 △뇌공학 △뉴로모픽칩(신경모사 반도체칩) 등의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다방면에 걸친 기술이 수반돼야 한다.

미국은 2013년부터 연간 3000억원을 AI에 투자 중이고, 중국과 일본도 국가 차원의 AI 육성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올해 AI육성을 위해 'AI응용·산업화추진단'을 설립, 올해 예산을 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번 대국을 통해 주목받게 된 국내 AI 육성과 관련, 전문가들은 보다 체계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육성계획이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