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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타면 즐거운' 4세대 렉서스 RX450h '다이내믹 효율성의 진수'

'토요타 하이브리드 삼총사 선봉장' 쾌적한 승차감과 향상된 주행 성능

전훈식 기자 기자  2016.03.15 18: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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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킨 SUV 세그먼트가 이젠 프리미엄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이미 랜드로버 레인지오버와 링컨 MKX가 국내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를 기록 중이고, 최근 볼보의 새로운 플래그십 SUV '올 뉴 XC90'와 렉서스 '2016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 RX'도 출시 이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렉서스 RX는 국내에서 1세대 모델(2001년) 출시 이후 도입단계마다 선구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주목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렉서스 RX의 차명인 'Radiant X(Cross over)' 약자로, 우아함과 프리미엄감을 갖는 크로스 오버를 의미한다. 1998년 첫 등장과 함께 '프리미엄 크로스오버'라는 새 카테고리를 창조한 원조며, 현재까지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 판매 30% 이상에 달하는 226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ES와 함께 주력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1년 1세대 RX300 가솔린 모델 이후 2006년 2세대 RX400h를 내세워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를 소개하는 등 도입단계마다 선구적으로 시장을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RX 4세대 풀모델 체인지인 '2016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 RX(이하 4세대 RX)'가 최근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 출시 모델은 하이브리드 RX450h(수프림·익스큐티브·F스포트)와 3500㏄ V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RX350(익스큐티브) 총 2종. 전량 브랜드 주력 생산기지인 토요타자동차 큐슈에서 생산된다.

'RX면서 RX를 뛰어넘는다'라는 개발 콘셉트를 내걸어 지난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번 4세대 RX는 엔트리 시장 확대를 컴팩트 SUV NX로 대응하는 동시에 대형 및 고급화를 통해 중대형 SUV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과연 기존 RX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코스는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왕복 약 120km 구간, 시승모델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인 RX 450h 모델이다.

◆프리미엄 SUV 고급감과 RX 선진성 융합

4세대 RX는 단연 대폭 커진 차체와 더불어 과감하고 화려해진 외관이 눈에 띈다. 특히 이전보다 △전장 120mm △전폭 10mm △전고20mm △휠베이스 50mm가 확장되면서 플래그쉽 모델인 LS에 버금가는 넓은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전면부 렉서스를 상징하는 스핀들 그릴이 이전보다 크게 강조됐고, L자 형상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와 화살촉 형상 LED 주간 주행등을 장착해 압도적인 인상을 제공한다.

프런트와 리어 필라의 디테일에서는 '렉서스다운 섬세함'이 느껴진다. 프런트 필라는 더 얇아졌으며, 필라와 분리된 사이드 미러는 개방감이 크게 확대됐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가 줄어들면서 코너링 시에도 운전자가 보행자를 어렵지 않고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렉서스가 처음으로 시도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은 측면 윈도우가 뒷도어와 이어져 마치 C 필러가 없는 것처럼 보이며, 리어 필라와 쿼터 필라 폭도 줄여 뒷좌석 개방감은 대폭 향상됐다.

실내에서는 프리미엄 SUV '고급감'과 RX 고유 '선진성' 모두 만족시켰다. 특히 렉서스 최초 도어트림과 센터 콘솔에 적용된 '레이저컷 우드'는 알루미늄 위에 우드를 덧댄 후 최신 레이저 커팅으로 첨단 이미지를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탑승자 5명을 기준으로 최적화된 내부 공간은 '플래그쉽 LS'에 맞먹을 만큼 넉넉하고,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된 뒷좌석의 경우 120mm까지 움직일 수 있다.

또 트렁크는 골프백 4개를 여유롭게 실을 수 있는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하며, 브랜드 최초 엠블럼 근처에 손을 대면 트렁크가 열리는 '터치리스 파워 백도어'를 적용해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파워트레인과 플랫폼 전반 걸친 '진일보 혁신'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모델다운 높은 정숙성은 마치 시동이 걸리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어딘가 어색한 엔진음이 실내에 울려 퍼진다.

드라이버 모드에서 엑셀에 발을 얹자 전동 자동차가 나가는 듯 '스르륵' 미끄러지는 착각을 일으킨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섰다·가다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이때 전기에너지를 보관해 운동에너지로 바꿔준다.

또 전기에너지 파워를 넘어설 경우 자연스레 내연기관을 통한 엔진이 구동되면서 높은 파워를 발휘한다.

시승 모델인 RX 450h에는 D-4S가 적용된 신개발 V6 3500cc 엔진이 장착되면서 최고 출력 262ps/6000rpm(하이브리드 포함 313ps), 최대토크 34.2kg·m/46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아울러 12.8km/L 복합 공인 연비와 129g/km의 C0₂ 배출량을 자랑한다.

렉서스 첨단 직분사 기술인 D-4S는 주행조건에 따라 아이들링 및 감속 시 주로 포트분사를 사용하고, 퍼포먼스 주행을 할 경우 직분사를 사용해 강한 출력과 연비, 그리고 배기가스를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테스트 드라이빙을 핑계 삼아 스포츠 모드로 고속주행을 진행했다. 가속구간에 들어서면 부드러운 엔진음과 함께 표출되는 가속력은 출발할 당시 단정한 모습을 잊게 한다.

도로 곳곳에서 경사 주행 및 코너링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생각보다 매끄러운 주행을 펼치며 쏠림이나 차체 안정성에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정교하고 매끄러운 핸들링 성능을 확보하고, 브레이크 디스크와 부스터 크기를 키워 제동 정확성도 더욱 높였다.

고속 차선 변경에도 쏠림현상이 제한적일 만큼 차체 흔들림도 없는 편이다. 끼어드는 차량만 아니면 속도를 더 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안정감이 일색이다. 물론 스포츠 모드 주행 시 RX의 장점인 효율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주행 상태에 따라 바퀴 구동력을 배분하는 첨단 AWD 시스템과 플랫폼 전체에서 결친 여러 개선은 '쾌적한 승차감'을 유지하는 동시에 주행 성능과 조종 안정성을 더욱 끌어올렸다.

120㎞가량 주행을 마친 후 확인한 실연비는 11.5㎞/L이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 물론 잦은 급가감속을 감안하면, 높은 연료 효율성을 과시한 것.

현재 국내 SUV시장은 국내외 브랜드들의 치열한 혈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RX는 한국토요타가 올해 상반기에 출시하는 하이브리드 삼총사의 선봉장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 과연 적지 않은 부담을 짊어진 4세대 RX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4세대 RX450h 국내 판매가격은 △수프림 7610만원 △익스큐티브 8600만원 △F스포트 86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