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97년 뤽 베송 감독의 SF영화 '제5원소'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한다. 2259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이 장면은 개봉 당시만 해도 그저 '영화 같은 장면'에 불과했지만, 무인비행기(드론)가 등장한 후 머지않은 미래에 영화 속 모습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드론 기기와 관련 시스템의 발달은 우리 미래 삶의 모습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은 지금껏 '지상'을 무대로 생활했던 인류의 공간 개념을 '공중'으로 옮겨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드론은 '비행'의 속성을 활용해 드론은 재난 물품을 전달하거나 산불이나 채석장 감시·진화 작업, 사진·동영상 촬영 등에 이용되고 있다.
미국의 종합쇼핑몰인 아마존에서는 드론을 통해 물품을 배송하는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머지않아 사람이 아닌 공중을 날아다니는 기계를 통해 물품 배송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드론시장은 하드웨어 측면에선 중국,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미국이 강자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는 글로벌 드론시장이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글로벌 주도권 선점의 기회는 열려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 중 드론 전담과인 '첨단항공과'를 신설, 관련 운영 시스템 마련과 드론 산업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드론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드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관련 연구와 사업 계획이 쏟아지는 와중에 며칠 전 열렸던 드론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한 드론 연구원의 발언은 인상 깊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드론이 활성화되더라도 저는 드론이 날아다니지 않는 아파트에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드론이지만, 도청·촬영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 추락·충돌 사고나 폭탄 장착에 따른 테러 가능성은 간과할 수 없는 맹점이다.
일각에서는 드론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련 규정 마련이다.
드론에 대한 크기나 무게 등 규격이 정해지지 않고, 드론이 다닐 길에 대한 체제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드론은 하늘을 번잡스럽게 만들기 충분하다.
아울러 일정한 품질을 갖추지 않은 드론 추락으로 인한 사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처벌 규정 등이 마련되지 않은 채 드론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드론은 결국 우리 생활 속으로 날아들지 못한 채 추락할 수밖에 없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정부는 드론 산업 육성 초기부터 드론에 대한 규정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실효성을 갖춰야 '날개 잃은 반쪽짜리 산업육성'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