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용카드사가 고객에게 혜택이 변경됐다는 약관 조항을 구두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최근 부가서비스 축소 작업에 나섰던 카드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는 지난 13일 A씨가 카드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처음 약정대로 마일리지를 지급해 달라며 하나카드(옛 외환카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지난 2012년 인터넷으로 카드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의 항공사 마일리지가 제공되는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2013년 하나카드는 카드 사용금액 1500원당 제공되는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을 1.8마일로 줄였다.
이에 A씨는 지난해 5월 "카드사 부가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다.
재판부는 "인터넷 계약자에게도 전화통화 등으로 해당 내용을 설명했어야 한다"며 "계약 당시 약정한 대로 마일리지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약관에 따라 혜택 변경 6개월 전에 마일리지 축소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고지했으므로 적법하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며 항소 계획을 밝혔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시 변경사유, 변경 내용 등을 6개월 이내에 인터넷 홈페이지, 대금청구서, 우편서신, 이메일 중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고지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이번 판결에 대해 일부 카드사들은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든 규정에 따라 부가서비스 변경을 알렸는데도 카드사가 잘못했다는 식의 판결이 나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때문에 업계 전반의 수익이 약 67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카드 6 △삼성카드 SFC 6 △삼성카드 BIZ 6 △삼성카드 SFC 6+ 등의 주유 부가 서비스를 축소했다. 모든 주요소에서 5만원 이상 주유할 시 2000원, 7만원 이상 주유 시 3000원 할인하던 기존 혜택을 각각 1000원씩 줄인 것.
하나카드도 'Touch 1 카드' 시리즈의 미스터피자 할인율을 15%에서 13%로 줄였다. 롯데카드는 '해피오토 롯데카드' 서비스를 오는 9월5일부터 일부 축소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The LADY BEST카드' 고객에게 주던 워커힐면세점 연 15만원 이용권 1매, 워커힐면세점 Gold카드 발급 등의 혜택을 지난달에 중단했다. 단, 면세점 이용 시 5% 할인 서비스는 오는 5월16일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이처럼 연이은 카드사 혜택 축소와 위와 같은 판례가 맞물리자, 소비자들의 유사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런 혜택 변경은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카드사 대부분이 법에 준수한다"며 "그럼에도 다소 억울한 소송 제기에 카드사가 진다면 유사 민원이나 소송에 시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부가서비스 통보 논란에 대해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보험의 경우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 반드시 등기 우편으로 통보한다"며 "소비자들이 잘 확인하지 않는 홈페이지 공지 통보는 카드사의 면피용 주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