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3세기 전반 세계를 뒤흔들어 놓은 몽골제국은 각지에 도시를 건설하고 교통망을 정비해 교역을 촉진시켰고 화폐 단위도 통일했다. 이것이 소위 세계화의 시초라는 주장이 있다.
현대의 세계화(globalization)란 국가간에 존재하던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등에 대한 인위적 장벽이 제거되어 세계가 일종의 거대한 단일시장으로 통합되어 나가는 추세를 말한다.
세계화는 곧 경쟁의 세계화를 뜻하며, 경쟁의 세계화는 세계적 수준의 가격인하 경쟁을 의미한다. 세계적 가격인하 경쟁은 전문화를 통한 대량생산을 추구함으로써 생산효율을 증대시키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 다시 말해 상품시장이 세계화되면서 게임의 룰이 규모의 경제 달성 여부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상품시장이 세계화되면서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세계공급망(global supply chain)으로 일컬어지는 글로벌 아웃소싱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핵심사업만 남겨두고 제조부분을 해외 저임금 국가로 아웃소싱 해 전 세계에 공급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경향이 심해지면 국내의 고용창출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수출호조→투자확대→고용증가→소비증가의 선순환구조는 소멸된다.
경쟁의 세계화는 또한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노동개혁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과주의 임금체계가 확산되고 있으며, 기업이 제 때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력운영과 근로관계에 있어서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직무능력 및 성과와 무관한 연공 중심의 인사관리 관행으로 채용-전직-퇴직-재입사 등 인력운영의 선순환이 저해되고 있으며, 해고의 정당성 등을 둘러싼 노사간 분쟁이 증가하고 분쟁해결에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60세 정년 의무화와 맞물려 기업의 임금체계 개편도 시급한 상황이다.
일자리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투자해서 만들어진다. 노동시장 환경이 경직적이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나라는 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를 촉발해서 국내 일자리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

금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공정인사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은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을 촉진시켜서 글로벌 경쟁시대에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와 우리나라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환경을 선진화시켜서 우리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시급한 조치다.
최상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