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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6%, 알파고와 맞대결 "이세돌이 이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국민 1038명 대상 '로봇의 위협'에 대해 설문조사

이보배 기자 기자  2016.03.10 15: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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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세돌 9단과 구글이 만든 인고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지난 9일 시작, 알파고의 첫승을 알린 가운데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이 국민 1038명을 대상으로 '로봇의 위협'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연구센터는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 미디어 이슈 2호 '진격하는 로봇 :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위협할까'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56.3%는 이세돌 9단의 우세를, 31.1%는 알파고의 우세를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이세돌 9단의 전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2.9%였고, 이세돌 9단의 4:1 승 혹은 3:2 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3.4%였다.

반대로 알파고의 전승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11.3%였고, 알파고의 4:1 승 혹은 3:2 승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19.8%로 나타났다. 모르겠다는 응답자 비율도 12.6%로 비교적 높았다.

◆"로봇이 일자리 50% 대체해도 나는 아닐 것"

이어 로봇이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6.6%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했고, 향후 30년 안에 일자리의 50%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76.7%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인 47.8%는 현재 내 일자리는 안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로봇이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더 많았지만 로봇 등이 향후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한 사람 중 역 60%는 자신의 현재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

한편, 향후 로봇 등 신기술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도 많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66.8%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최근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2020년까지 로봇으로 인해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약 2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런 전망과는 별개로 우리 국민들은 로봇 등 신기술로 인한 새로운 기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 등 신기술에 의해 대체돼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한 결과, 제조·생산업(87.4%), 농업·수산업·광업(62.8%), 건설업(57.8%) 등 순으로 나타났다.

3개 직업까지 복수로 선택하게 한 결과, 전문가들에 의해 곧 대체가 시작될 분야로 자주 거론되는 사무·관리직(25.3%), 세무·회계·금융 서비스업(25.2%), 기자(1.8%) 등에 대해서는 대체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인공지능, 로봇 등 신기술이 지식 서비스업보다는 사람의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직업을 우선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저널리즘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기자직에 대해서는 1.8%만이 대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인간의 감성이나 창의력, 비판력이 요구되는 일은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85.2%가 응답한 것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과학과 신기술에 관심 높지만 로봇 수술에는 거부감

로봇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과학 및 신기술에 보이는 긍정적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과학과 기술에 갖고 있는 관심 정도에 대해 물어본 결과, 국민의 대다수가 평소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적 발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당신은 평소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적 발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26.2%), 다소 그렇다(63.7%) 등 긍정적인 답변 비율은 89.9%로 높게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대해 유럽인들의 77%가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과학이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이 긍정적이었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과학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평소 로봇에 대한 관심도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인공지능·자동화·로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 13.9%, 다소 긍정적 71.4%로 로봇에 대해 85.3%의 국민이 평소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과학 및 기술과 마찬가지로 여성보다는 남성이 긍정적이었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답변한 비율이 높았다. 같은 질문에 대해 유럽에서는 긍정적 비율이 70%로 조사돼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체로 로봇 등 신기술에 긍정적 성향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봇이 일상에서 어떤 일을 수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거부감을 갖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는 흥미로웠다. 로봇 등 신기술에 긍정적이었지만, 우리국민들은 로봇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수술을 한다고 했을 때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4.4%가 로봇이 수행하는 업무 중 가장 거부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로봇 수술을 꼽았으며, 로봇이 어린이 혹은 어른들을 돌보는 행위가 28.4%로 그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두 행위에 대해 모두 거부감이 높았다. 로봇이 직장에서 업무를 돕는다에 거부감이 느껴진다는 응답은 7.3%로 가장 낮았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인공지능, 자동화, 로봇 등 최신 기술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 아닌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있어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이 로봇 수술과 같은 부분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은 향후 산업적 측면에서 고려가 필요할 것이며, 다른 나라보다 신기술 수용과 일반적 인식에서 긍정적이라는 점은 향후 학술적 측면에서도 기초 자료로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부터 22일까지 4일간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7.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