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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집권여당의 현주소 "김무성이 죽여버려"

이금미 기자 기자  2016.03.09 09: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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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무성이 죽여버려."

집권여당 대표를 겨눈 '막말'이 새누리당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파문의 장본인은 바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친박(親朴·친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인데요. 특히 4·13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공천 진행 과정에서 터진 사건인 탓에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가 8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며 김 대표에 대한 적개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내일 쳐야 돼. 내일 공략해야 돼. 정두언이하고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어"라고도 하죠.

윤 의원의 폭언 시점은 지난달 27일이라고 하네요. 때는 김 대표가 정두언 의원에게 "친박계 핵심으로부터 현역의원 40여명의 물갈이를 요구받았다"고 언급, 이른바 '살생부' 보도가 나온 날이기도 합니다.

윤 의원의 통화는 이날 불거진 살생부 존재 의혹과 관련, 김 대표의 공천 탈락을 주장하는 내용인데요. 채널A는 보도 당시 익명으로 처리했으나, 윤 의원이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실명이 공개됐습니다.

윤 의원은 문자메시지에서 해당 발언을 자신이 한 것이라고 인정한 뒤 사과를 했는데요.

지난달 27일은 '김 대표가 친박 핵심으로부터 현역의원 40여명의 물갈이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는 뉴스를 접한 상태였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그날 저녁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개적으로 용서를 빌었죠.

하지만 발 빠른 윤 의원의 사태 수습 노력에도 김 대표 주변의 노기(怒氣)는 누그러질 낌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대표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친박 핵심인 윤 의원이 당 대표에게 증오 서린 욕설과 폭언을 서슴지 않은 데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뭉쳐도 모자랄 판에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을 넘어 공천 탈락까지 운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자 해당행위"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 의원은 누구와 통화했는지 진상을 밝히고 당 윤리위는 엄정한 징계를 내리라"고 주문했는데요. 김 대표 주변에서는 당장 윤 의원이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윤 의원 관련 보도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묵묵히 지켜봤다고 하네요. 

살생부 의혹에 이어 막말 파문까지…, 깊어진 친박계와 비박(非朴·비박근혜)계 간 갈등의 단면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총선 국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