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고객불편 줄이자' 소액통장 판매, 농협은행은 불참?

"재발 위험성 확인, 제도 정비 등 신중한 검토가 우선…25일 도입 예정"

이윤형 기자 기자  2016.03.04 18:05:3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대포통장 근절 대책으로 시행 중인 '통장개설목적 확인 제도'가 통장 발급에 불편함만 더하고 있다는 금융소비자들의 민원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나섰지만, 여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IBK기업 5개 은행이 일명 '소액통장'으로 불리고 있는 '금융거래 한도계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액통장은 창구거래 기준 100만원 이하 소액 인출·이체에 한해 거래 목적을 증빙하지 않아도 개설이 가능한 통장으로, 대포통장을 줄이기 위해 계좌개설 절차를 까다롭게 운영한 이후 통장 개설이 어려워진 금융소비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를 갖고 있는 NH농협은행을 포함한 일부 은행들은 소액통장 제도 시행 방침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농협은행의 점포 수는 1174개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농협 지역조합 점포까지 합치면 2000개점은 족히 넘어선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소액통장 제도를 시행하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의 통장 개설 불편은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과거 당행에서 개설된 대포통장이 전체 대포통장에 많은 비율을 차지했었지만, 다양한 대응책으로 개선된 만큼 재발우려가 남아있는 소액통장 제도를 신중히 검토한 뒤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2013 전체 대포통장 중 농협은행의 대포통장은  21.4%(4491좌)를 차지했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고객의 자택 및 직장 주소와 먼 영업점에서의 신규 입·출금 계좌 거부 △대포통장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 △전국 영업점에 입·출금통장 개설 전용창구 마련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 결과 농협은행의 대포통장은 △2014년 말 7.19%(4043좌) △2015년 말 2.99%(1311좌) △2016년 1월 말 3.30%(83좌)로 줄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포통장 근절 대책을 내놓은 이후 지난해부터는 타 시중은행 대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재발 위험성 확인 등 제도 정비 이후 이달 25일부터 농협은행도 금융거래 한도계좌를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