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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황실 사교계 여왕 손탁, 생애 마지막 거처 설계도 발견

'빌라 레 아네모네' 사진자료 입수…"손탁 여사 말년 행보 찾는 소중한 자료"

추민선 기자 기자  2016.03.04 1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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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관장 박종만)은 프랑스 칸 아카이브에서 마리 앙트와네트 손탁(Antoinette Sontag, 1838∼1922년) 여사의 마지막 거처인 '빌라 레 아네모네'(Villa Les Anemones)를 찍은 사진자료는 물론 그 설계도를 찾아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15년 김영자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박사에 의해 손탁 여사가 프랑스 칸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 알려졌고, 이 소식을 김 박사를 통해 확인한 박종만 관장은 김 박사가 질비아 브레젤 박사의 논문을 보고나서 답사를 했던 경로대로 칸으로 한국커피역사탐험을 떠났다.

일행은 지난달 8일부터 18일까지 칸에서 조사를 진행해 손탁 여사의 사망신고서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묘지도 찾아봤다.

손탁 여사의 말년 행보를 찾는 역사탐험에서 박 관장은 김 박사가 찾지 못했던 손탁 여사가 생애말년을 보냈던 마지막 거처 아네모네 맨션의 정확한 거처를 찾았으며, 나아가 맨션의 설계도를 발견했다. 이전에 공개된 적 없었던 사진도 입수했다.

질비아 브레젤(Sylvia Brasel) 박사가 처음 손탁 여사의 말년 거처로 공개한 건물의 사진은, 이번에 발견한 설계도에 따르면 손탁 여사의 사후 1934년에 기존의 건물을 헐고 신축된 것으로 손탁 여사가 말년을 보낸 건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 입수한 건물사진에는 건물 외관의 형태와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칸 아카이브의 관계자는 이번에 입수한 사진이 1913~1922년 사이에 촬영된 것이라 확인했다.

박 관장은 "손탁 여사의 생을 조명할 수 있는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사료로 역사의 퍼즐을 맞춰가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런 일말의 성과가 한국의 커피역사를 기록해 나가는 데 하나의 큰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여사는 자본주의 열강이 쇄국조선에 접근하는 전후시기에서 1910년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시기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조선의 격동기를 함께했다.

고종의 황실전례관으로 외국 고위 사절과 조선 황실의 외교통로 역할을 하며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당대 사교계의 여왕이었다.

그녀는 고종의 후원을 받아 손탁호텔을 운영했고, 이 호텔은 조선을 찾는 외국의 유명 인사들이 묵는 단골 숙소가 됐다. 러일전쟁을 취재하던 마크 트웨인과 젊은 시절 윈스턴 처칠도 묶었다고 한다.

손탁호텔은 영화 '암살'의 오프닝에서 데라우치 총독 암살미수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로, 배일운동의 근거지였으며 아이러니하게도 후일 이토 히로부미가 거처하며 한일합방의 장소가 되는 반전의 역사적 공간이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관계자는 "비록 대불호텔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하우스라는 지위는 잃었지만, 손탁호텔은 한국의 커피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며 손탁 여사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한국커피의 역사를 지키고 재현하고자 노력해온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이 그녀에게 주목하고 연구해온 까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