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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R '국내 혈투' NO '글로벌 선점' OK

플랫폼 없어 '뒤죽박죽'…콘텐츠 업체들 "한국선 VR 경험 쌓기 어려워"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3.03 10: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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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VR(가상현실)은 3D 전철을 밟지 않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VR 산업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경쟁해야 한다."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VR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VR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폭증한 것. 글로벌 IT기업과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MWC에서 VR 기기를 선보이며 해외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 VR 산업 현황에 대해 구글, 오큘러스 등 VR 산업에 뛰어든 글로벌 IT 기업들에 비해 2년은 뒤쳐졌다"고 판단하면서도 "아직 VR산업 자체가 걸음마 단계"라는 이유를 들며, 글로벌 VR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선점의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어떻게 전략을 짜느냐에 한국 VR의 미래가 달렸다는 것.  

한국VR산업협회(회장 현대원)는 2일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와 VR 산업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주요 업체가 참여한 '가상현실 민관 협력전략 토론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의 VR 산업 활성화와 글로벌 선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의견을 표명하면서도 'VR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대해선 동의했다.

미래부는 지난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VR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519억원, 2018년까지 앞으로 3년간 약 1557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미래부는 VR 선도 과제로 △VR 서비스 플랫폼 구축 △VR 게임체험 서비스 △VR 테마파크 조성을 계획 중이다.

VR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콘텐츠·디바이스 업체에게 시장 진입 수단이자 소비자 유통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 회장은 "현재 우리 나라 VR 시장은 우수한 콘텐츠 개발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마땅한 장(場)이 없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구축은 글로벌 디바이스 업체들과 국내 작은 콘텐츠 기업들을 연결해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VR 산업 선도를 위해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려면, 콘텐츠 개발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 회장은 그러면서도 VR 산업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마구잡이 식 뛰어들기'를 지양하며, 정부와 대기업이 주축이 돼 중소 콘텐츠업체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VR은 갑자기 떠오른 것이 아니라 꾸준히 발전돼온 것"이라며 "주변에도 여러 VR 기술들이 있지만 이들이 따로 떨어져 있어 모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 콘텐츠 업체 대표는 "콘텐츠 업체들이 어려운 건 VR 체험을 하지 못해서다"라며 "우리 업체만 해도 소니, 오큘러스, HTC와 만나 체험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콘텐츠 기업들이 VR을 경험하기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플랫폼을 통해 VR 허브를 구축하고자 한다면 개발자 교육이 이뤄져야하고, VR 기기 업체 콘텐츠 기업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또 다른 콘텐츠 업체 대표는 "콘텐츠가 있어도 올릴 데가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시장에 맞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가 장비가 요구되는 VR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해 체험하고, 효과를 느껴볼 수 있는 '체험존'이 VR 산업 불을 지피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봤다.

이외에도 플랫폼 구축 시 콘텐츠가 이용자에 전달되는 과정, 지속적이고 활성화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