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SUV 판매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브랜드들이 앞 다퉈 SUV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전의 투박한 디자인을 벗어던지고, 세련된 디자인을 무장한 도심형 SUV는 레저 열풍과 뛰어난 경제성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닛산도 예외는 아니다. 특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닛산은 도심형 SUV '캐시카이'로 SUV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캐시카이는 자유를 추구하고·도전을 즐기는·도시 젊은 세대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궁극의 도심형 SUV'로 불린다.
'유목민족'에서 차명을 따온 캐시카이는 지난 2007년 첫 등장 이후 현재까지 누적판매 200만대를 넘은 닛산 브랜드의 SUV 대표 모델로 △디자인 △첨단 안전기술 △주행능력 3박자를 비교적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닛산은 이런 캐시카이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유럽에서의 인기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더욱 치열해진 SUV시장에서 적지 않은 판매로 브랜드 견인하고 있는 캐시카이가 국내 소비자들에겐 어떤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출발해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과천대로 △올림픽대로 △자유로를 거쳐 일산 라페스타를 왕복하는 총 120km에 달하는 거리로,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국도,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노면상태를 체험했다.
◆유럽과 브랜드 개성 '시너지'…실내 활용성 최고
유럽에서 탄생한 캐시카이의 외관은 유럽 감성과 함께 특유 개성을 부각시킨다. 타깃 고객 성향을 고려해 SUV 장점을 살리면서 패밀리카로서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다.
특히 거대한 휠 아치와 넓은 시야 등 SUV 특징은 살리면서도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 LED 리어 램프 등 차세대 패밀리 룩을 계승해 개성 넘치는 느낌보단 평범하고 무난한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언뜻 보면 개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대신 곳곳에 숨은 잔 근육은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고, 부피를 부각시키는 낮고 넓은 차체는 도로 위에서의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와이드 윈도우로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하는 운전석과는 달리, 뒤로 갈수록 급격히 높아지는 숄더 라인은 스포티한 스타일을 강화하면서 뒷좌석 탑승자들을 보호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후면부에 장착된 LED 리어 램프가 아이코닉 스포츠카 370Z(닛산)에서 계승된 부메랑 형태로 제작되면서 차세대 브랜드 패밀리룩이자 캐시카이 외관 디자인에 다이내믹함을 더한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활용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2645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5인 가족이 타기에 충분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또 이전 모델 대비 △전장 47mm △전폭 23mm 늘리면서 전고를 16mm 낮춰 '와이드 앤 로우' 비율을 구현했다. 또 전고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헤드룸은 10mm 더 늘어났고, 높은 드라이빙 포지션은 그대로 유지했다.
실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각종 시스템 제어 기능을 직관적으로 배치해 운전자의 통제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이는 높은 드라이빙 포지션 및 널찍한 시야의 디자인적 특징과 함께 운전자가 마치 콕핏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선 변속기 주변의 은은한 오렌지 컬러 무드등은 야간 주행 시 고급스런 실내 분위기를 조성한다. 운전자가 쉽게 끄고 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밝기 조절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여기에 계기판 중앙에 자리 잡은 5인치 컬러의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어시스트 디스플레이'는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보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등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주행 중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차와의 일체감을 높여준다.
한편, 넉넉한 공간은 다양한 활용성을 제공한다. 특히 뒷좌석을 세운 상태에서의 트렁크 공간이 430L로 이전보다 20L 가량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2개 양면 플로어 판넬을 이용해 최대 16가지 구성이 가능한 듀얼 플로어 시스템은 다양한 적재공간을 제공하면서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수직으로 끼우면 쇼핑백을 넣기 좋은 공간이 되고 바닥에 깔면 더 큰 물건을 실을 수 있다.
또 6.1L에 달하는 대용량 콘솔박스는 다양한 물건을 여유 있게 보관 가능하다.
◆흔들림 없는 안정감…13.8km/L 연비 경제성도 매력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 특유 '겔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디젤 차량 단점이긴 하지만, 귀에 계속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변속기 레버를 드라이브 모드에 놓고 운행을 시작해보면 가뿐한 움직임을 보인다.
캐시카이는 △최고출력 131/4000(ps/rpm) △최대토크 32.6/1750(kg·m/rpm)의 1.6L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낮은 rpm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해 중·저속 구간이 많은 한국의 도심 환경에 적합해 보인다.
여기에 닛산이 자랑하는 엑스트로닉 CVT 무단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신속한 반응 속도와 매끄러운 가속성능은 물론 13.8km/L(도심 12.8·고속 15.2)의 우수한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반응하고, 속도를 높여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은 이어진다. 특히 부드러운 변속과 함께 이뤄지는 가속 능력은 고속을 요구하지 않는 일상 주행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180㎞/h까지 흔들림 없이 달리지만, 즉각적인 반응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캐시카이는 노멀(Normal)과 스포츠(Sport) 2가지 모드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해 운전자에게 노면 및 주행 환경에 대한 더 많은 피드백을 제공하며 운전의 재미를 높여준다. 노멀 모드는 도심 또는 저속 주행에 적합한 가벼운 스티어링을 제공하는 반면, 스포츠 모드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AS)으로 묵직한 스티어링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고속으로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거친 노면을 지나가도 캐시카이는 이상적으로 세팅된 서스펜션 때문에 노면충격을 잘 걸러준다. 또 각 바퀴에 제동을 걸어주면서 불쾌한 좌우 흔들림이나 움직임도 잘 억제해준다. 이에 더해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앞으로 쏠리지 않고 안정적인 접지력으로 흔들림 없이 차량이 멈추는 등 뛰어난 제동성능까지 갖춘 모습이다.
전반적인 핸들링은 날카롭고 부드러웠다. 각이 심한 코너를 돌 때 속도를 높여도 '섀시 컨트롤 시스템'의 영향인지 밀려나거나 쏠림현상이 없을 정도로 차분하다. 오히려 강한 접지력이 인상적이며, 억지로 버티는 느낌이 아니라 정교하고 매끄러웠다. 특히 코너 주행 시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자신감 있는 핸들링을 선사한다.
총 120km의 시승코스를 두 시간 남짓 운전한 캐시카이의 연비는 13㎞. 복합 공인 연비가 13.8km/L이지만, 급가감속 주행과 과격한 코너링 등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준이다.
캐시카이는 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제작됐다. 출퇴근이나 쇼핑 등 일상생활에 적합한 효율성을 기본으로, 주말 여가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겸비하고 있다.
다만 캐시카이 국내 판매 가격(vat 포함)은 △S 3070만원 △SL 3400만원 △플래티넘 3800만원으로, 다소 높게 측정된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