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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봇대 충돌사고 사망확률, 영국比 4.5배"

높은 사망사고에도 사고예방 제도 부재…'용서의 도로' 국내 도입 시급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2.29 09: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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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나라는 도로 옆에 늘어선 전봇대와 가로수 등 공작물과의 충돌로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소장 임채훈)는 '도로변 공작물 충돌 교통사고 현황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공작물 충돌 교통사고 건수 점유율은 전체 사고 건수의 2.0%에 불과하나, 사망자 점유율은 11.2%로 5배 이상 높다.

특히 공작물 충돌사고 100건당 사망자수는 12.8명으로 총사고 건수 사망자 수 2.3명에 비해 무려 5.6배나 높다. 사고 100건당 사망사고 건수도 12.6건으로 일본(4.7건)의 2.7배, 영국(2.8건)의 4.5배에 달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공작물 사고로 인한 피해가 교통선진국 대비 심각한 이유에 대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도로변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전봇대 같은 구조물을 꼽았다. 

현재 이에 대한 법률적 기준이 미비한 상태일뿐더러 담당 공무원 공작물 설치에 따른 안전대책 수립 지시 권한 및 업무 매뉴얼도 없기 때문.

해외 선진국에서는 도로 바깥의 일정 구역을 클리어존(Clear zone)으로 설정한 도로를 '용서의 도로(Forgiving Road)'라 부르며 공작물 설치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용서의 도로 덕분에 깜박 졸거나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운전자는 순간 도로 밖으로 나가게 될 때 무사히 다시 주행도로로 돌아올 수 있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자체 교통안전 담당자는 우선 도로변 공작물이 운전자의 생명을 심각히 위협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공작물 설치 매뉴얼을 정비하는 등 제반 법제도 및 행정 절차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