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영업의 꽃'이라 불리는 보험설계사를 잡기 위해 최근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험 판매 시장은 점차 온라인이나 텔레마케팅 등으로 넓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설계사 채널이 주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중소 보험사의 경우 온라인과 텔레마케팅 없이 설계사 채널만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설계사 정착률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생보사 평균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36.3%에 그쳤다. 전년동기 33.7%보다 2.6%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설계사 10명 중 7명이 정착하지 못한 채 그만두거나 타 회사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생보사들은 자사 설계사들을 잡기 위해 보험 승계·멘토링 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설계사 모델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말 현직 보험 설계사가 관리 중인 고객을 자신이 지정하는 설계사에게 전수하는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미국·일본 등에서 1990년부터 시행 중인 이 제도는 오랜 설계사 활동으로 보유고객이 많거나 고령이 돼 고객 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후계자에게 계약 및 고객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멘토 설계자는 5년 이상 장기간 활동하고 보유고객이 300명이 넘는 우수한 설계자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후계자가 되는 멘티는 1년 이상 활동하고, 보험계약 유지율이 우수한 설계자 중 멘토의 자녀거나, 멘토의 추천으로 설계사 일을 시작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 간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한 새로운 영업모델을 파일럿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영업모델 핵심은 멘토링 시스템이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설계사가 멘토가 돼 경험이 적은 설계사에게 자신의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영업활동을 한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에 우수한 실적을 올린 설계사를 선발해 그들의 자녀들에게 해외 어학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달에는 우수 설계사 자녀 50여명이 뉴질랜드로 떠나 수준별 영어수업을 받고 현지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현지 생활을 체험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자녀 교육에 관심 많은 재무 설계사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다"며 "자녀를 연수 보낸 설계사들은 자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업무 만족도 역시 높아져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ING생명은 설계사의 전문성 및 실적 향상을 장려하기 위해 고능률 FC를 육성하는 'HELLO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프로그램을 시행해 MDRT 회원이 된 설계사에게 축하금 1000만원을 주고 있다. 아울러 장기근속자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5년 이상 활동한 FC가 MDRT를 달성할 경우에는 500만원을 추가 지급할 방침이다.
MDRT는 생명보험 판매 분야의 세계적인 협회로, 일정 수준 이상의 연간 실적과 엄격한 영업윤리기준을 통과한 설계사만이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신한생명은 설계사 존중문화 정착을 위해 임부서장과 설계사가 고객을 함께 방문하는 동행, 설계사 고충을 접수하고 조율 역할을 하는 FC만족센터와 FC복리후생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설계사들에게 웃음치료나 요가수업 등 심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과 고능률 설계사들을 위한 '에이스 클럽(Ace Club)'을 운영하며 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 과정을 지원 중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이 크고 있지만 보험 판매 시장은 전통적으로 설계사 채널이 가장 크고 제일 활성화돼 있다"며 "보험판매의 핵심 채널인 만큼 대부분의 대형, 중형보험사는 모두 설계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설계사 역량 키우기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