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백세시대를 건강하게 살기 위해 건강한 치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자연치아가 소실된 남성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같은 폐쇄성폐질환 동반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발표됐다.
25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특히 COPD는 폐기능이 50% 이상 떨어져야 자각증상이 나타나고 기능이 30%밖에 남지 않으면 생존율이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암보다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에 잠재환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의 윤형규(교신저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세원(제1저자) 교수팀이 지난 2012년 국민건강영양평가 자료를 이용, 신뢰할 수 있는 폐기능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남성 1291명과 여성 1798명의 참여자를 분석했다.
윤형규 교수팀은 폐기능 검사결과에 따라 정상, 제한성, 폐쇄성폐질환 그룹으로 구분하고 총 잔존 자연치아 개수는 세 번째 대구치(사랑니)를 제외한 28개로 정의했다.
나이, 체질량 지수, 사회경제적 지표, 구강 건강 지표를 보정한 뒤에도 남성 폐쇄성폐질환 그룹의 잔존 자연치아 개수가 다른 그룹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다.
잔존 자연치아가 20개 이하인 남성은 자연치아가 모두 있는 그룹(full dentition)에 비해 폐쇄성폐질환이 있을 위험이 4.18배, 10개 이하는 4.7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총 잔존 자연치아 개수와 폐쇄성폐질환의 유의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윤형규 교수는 "구강 건강이 좋지 않으면 구강 내 병원균이 하기도를 통해 쉽게 호흡기로 침투될 수 있다"며 "치주질환과 관계된 타액 내 효소들이 호흡기 환경을 변화시켜 병원균이 쉽게 침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나쁜 구강 건강은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켜 기도 점막의 병원균 방어 기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부연이다.
김세원 교수는 "남성에서 잔존 자연치아 개수와 폐쇄성폐질환의 유의한 상관관계를 제시한 이번 연구결과로, 진료실에서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고 구강건강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잔존 자연치아의 개수가 COPD를 포함한 폐쇄성폐질환 진료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표적인 폐쇄성폐질환인 COPD는 기관지가 좁아지고 숨이 차고 가래, 호흡 곤란, 만성 기침 등이 나타나는 호흡기 질환이다. 입술과 손끝이 검은색으로 바뀌는 청색증이 나타난다. 병이 심하면 한 걸음만 옮겨도 숨이 차고 심해지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International Journal of COPD'에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