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02.24 18:26:20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과 CJ헬로비전(037560·대표 김진석) 인수합병(M&A) 찬·반 의견 수렴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부 결정만 남았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의 산업·사회적 파급효과, 국민 편익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사회 각 분야 의견을 수렴코자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공개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CJ헬로비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방송협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여성민우회 대표자와 교수 등 각계인사 13명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정부 주최 마지막 공청회가 될 수 있는 이번 자리에서 그간 각자 주장해온 내용을 다시 강조했다.
◆SKT-CJHV "통신·유료방송, 새 사업 모색할 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이동통신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결합을 축소되고 있는 두 시장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으로 판단했다.
이상헌 SKT CR전략실장은 "콘텐츠산업이 융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경쟁사에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 간 상생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지금은 변해야 하는 시기"라고 제언했다. 특히 시장지배력 고착화, 독점 등 경쟁사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과정을 회상하며 "당시 LG유플러스에선 SK텔레콤과 KT의 시장 독점으로 LG유플러스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 발언했지만, 오히려 경쟁사를 능가하는 성장을 했다"고 설명하는 등 이번 경쟁사 주장 역시 확대 해석이라는 입장이었다.
이와 함께 "합병인가가 되면 콘텐츠·지역성 강화, 인력 양성 등을 위해 투자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의 M&A 제안을 침체된 유료방송산업의 '구원투수'로 봤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한국의 유료방송 요금 수준은 미국의 1/10 수준일 정도로 매우 적은 상황에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재송신료 인상 요구, 인터넷방송(IPTV) 등으로 가입자 이탈 등 유료방송산업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초래될 때까지 유료방송사업자와 상생을 제안한 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탁 상무는 "합병이 이뤄지면 업계에 수신료 정상화를 주장할 것"이라며 "유료방송업계 전체가 가격정상화를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KT·LG유플러스 "SKT-CJHV M&A는 상생 아닌 경쟁사 죽이기"
SK텔레콤이 이번 M&A에 대해 '상생과 새로운 사업방향 모색'이라고 가치부여 한 데 반해, KT와 LG유플러스는 '상생 아닌 독점'이라고 일축했다.
김희수 KT 상무는 "SK텔레콤은 이번 M&A는에 대해 상생이라고 강조하지만, 둘 간의 상생일 뿐 경쟁사업자는 배제됐다"며 "SK텔레콤은 치열한 경쟁이나 사업 투자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M&A로 손쉽게 이루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더불어 SK텔레콤의 콘텐츠 강화, 유선방송 사업에 대한 투자 약속에 대해 "보장할 수 없는 일"이라며 "투자는 경쟁 과정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정부가 수년간 추진·강화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 진행에도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이번 M&A는 정부 기존 방침에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찬반 논의보다 산업의 미래와 이용자 권익 고려해야"
시민단체는 시민들의 권리를 최우선에 둔다는 차원에서 반대의견을 제시하거나 정부의 심사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공청회가 단순히 정부의 인수 심사 절차에 머무르지 않아야 하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한다는 역설이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은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관점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이번 M&A는 1위 사업자들 간 결합이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정부는 너무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공론장이 마련된 것은 의미 있지만, 이동통신 가입자수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 등이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했다. 수치 데이터가 정확하게 공개돼야 이번 M&A로 인한 점유율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M&A 이후 시장지배력 상승을 확신해 콘텐츠 강화를 보장할 수 없고,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의 무리하게 전환할 수 있으며 결합상품을 통해 기존 시장의 문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참여연대는 공청회에 앞서 M&A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는 미래부에 대해 SKT의 사업신청계획 정보와 인수합병 심사의 명확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거론했고, SKT에 대해선 합병법인의 세부적 운영계획과 사업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