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기대감보다 우려 커진 ISA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2.24 15:41:5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출시를 보름 앞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유치 경쟁이 여전히 뜨겁다.

예·적금,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운영·관리할 수 있는 ISA가 저금리시대 고객들의 관심을 끌 '대박상품'으로 떠오르며 금융사들이 서둘러 고객유치에 나선 것이다.

금융사들은 ISA 규정상 1인 1계좌만 허용돼 복수 가입이 불가능한 만큼 고객선점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주거래 금융사 변경이 많지 않은 국내 소비자 특성상 3~5년간 의무 가입기간이 존재하는 ISA에 가입하면 장기간 이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는 초반 고객 끌어모으기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상 최초로 금융투자협회와 21개 증권사가 함께 18억원을 들여 TV광고를 제작, 방영 중이다. 각 증권사별로도 저마다 이벤트를 내걸고 고객 모집에 앞장서는 상황.

은행들도 ISA 신규고객에게 자동차, 해외여행권, 포인트, 골드바 등을 경품으로 내세우며 신규고객 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고객모집에 열을 올리는 금융사들의 준비상황은 초라한 상태다. ISA에 포함할 금융상품 리스트, 수수료체계 등도 정해진 것이 없다. 상품개발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품을 안겨 줄테니 사전에 상품에 가입하라고 유혹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ISA를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로 소개하며 도입했다. 하지만 각 금융사의 상품소개도 없이 사전 고객 유치 경쟁에 빠진 금융사들의 모습은 '국민재산 늘리기' 보단 불완전판매에 가깝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가한 뒤 은행의 전문성, 사후관리 부족, 짧은 준비기간 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부족한 파생상품 판매 인력 확충을 도모하고자 온라인교육까지 허용하기로 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출시를 앞두고 여러 가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24일 오전 하영구 전극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시중 은행장과 증권사 사장들과 함께 'ISA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실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ISA는 대다수 국민이 가입 대상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특히 불완전 판매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경품 행사에 대해서도 임 위원장은 "일회성 이벤트보다 내실 있는 상품 설계와 자산관리 서비스에 주력하는 등 건전한 수익률 경쟁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불완전판매와 과당 경쟁 예방을 위해 당국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제언했다.

사전 경품으로 고객을 현혹시킬 수 있겠으나 결국 고객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좋은 상품'이다. 최근 ELS로 한차례 공포를 맛본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지나친 경품 경쟁에 힘을 빼기보다는 '좋은 상품'과 '정확한 상품 설명'으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한다. 먼 시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