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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저지' 야당 필리버스터 16시간째 계속

은수미 더민주 의원 발언 8시간 넘겨

이금미 기자 기자  2016.02.24 12: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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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이틀째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법에 규정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서고 있다.

국회는 2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새누리당이 제출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심의에 착수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정안의 처리 지연을 국회법상 직권상정 요건 중 하나인 '국가비상사태'로 판단하고 본회의에 직권상정했다.

그러나 앞서 필리버스터 요구서를 제출한 더민주가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해 이날 오후 7시7분경 김광진 더민주 의원을 시작으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면서 필리버스터는 날짜를 넘겨 24일 오전 11시30분 현재까지 16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첫 토론자로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0시39분까지 총 5시간32분간 쉬지않고 발언을 이어갔다.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에 이어 현재 은수미 더민주 의원이 세 번째 발언하고 있다.

단상에 선 지 8시간을 넘긴 은 의원은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말하며 간간이 물을 마시고, 목과 다리, 허리를 풀어주며 테러방지법의 문제 조항을 지적하며 발언을 잇는 중이다.

더민주의 필리버스터에 국민의당도 동참, 문 의원이 김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았다. 테러방지법과 직권상정에 반대 의견을 밝힌 정의당도 필리버스터에 나선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은 의원에 이어 네 번째 토론자로 단상에 오를 예정이다.

전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어 두 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오후 8시40분경 야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야당의 합법적 저항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필리버스터가 끝나길 기다리는 것밖에는 대응책이 딱히 없다. 국회선진화법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필리버스터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안하고 일부 의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야당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도록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양당 원내대표는 물밑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테러방지법의 정보 수집 주체를 어디에 둘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소득이 없이 끝났다.

테러방지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국가정보원에 테러 위험 인물에 대한 통신 이용 정보 수집, 출입국·금융거래 정지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정보기관이 테러 정보 수집과 활용의 전문가이고, 주요 선진국들도 정보기관을 정보 수집·활용의 '컨트롤타워'로 활용한다는 점을 들어 이 조항을 사수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더민주는 국정원에 정보 수집·활용 권한을 주면 불법·탈법적으로 이를 활용해 민간인 사찰과 야당 감시 등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더민주는 하루에 5명씩 조를 편성해 24시간 무제한 토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회법상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11일까지 토론이 가능하지만 여야가 선거법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오는 26일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