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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회사' 설립에도 전속설계사 GA로 '우르르'

보험사 자회사 출범 불구 설계사 이탈 방지 미미함…GA 설계사 수↑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2.22 18: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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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보험사들이 전속설계사들의 GA 이동을 막기 위해 너도나도 판매 자회사를 세우고 있지만 이탈 방지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화재는 오는 5월 약 400억원의 자본금을 들여 보험 판매 자회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도시 중심으로 10개 정도의 지사가 출범되며, 총 400명 정도의 전속 설계사가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8월에는 삼성생명이 자본금 400억원의 대형 법인대리점 삼성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 모델'이라며 한화금융에셋을 설립한 바 있다. 

이외에도 동부화재(2014년 동부금융서비스), 미래에셋생명(2014년 미래에셋생명금융서비스), 라이나생명(2013년 라이나생명금융서비스) 모두 비슷한 맥락에서 판매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이들은 보험업계 시장 경쟁 격화에 따른 예방책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한다는 대외적인 이유를 내세웠지만, 사실 전속 설계사들을 묶어두기 위한 하나의 시도라고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판매 자회사 설립에 대해 "최근 여러 보험사가 GA로 이동하는 전속 설계사들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자사형 GA를 세웠다"며 "우리도 함께 경쟁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전속 설계사들이 GA에 가는 이유는 상품 판매에 따른 이익 때문이다. GA에서는 여러 생·손보사 상품의 판매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많은 설계사들이 GA를 선호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대형 GA 설계사 수는 10만5234명으로 같은 해 3월 말 9만5625명보다 10.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20만4809명으로 0.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형 GA와 이를 제외한 보험대리점의 설계사 수를 합치면 19만2260명으로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채널별 판매 비중은 오히려 보험대리점이 8조6163억원, 보험사 전속 설계사가 6조1652억원으로 보험대리점의 판매실적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한 보험 설계사는 "GA는 취급하는 상품이 많다 보니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설계를 제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 체계가 더 좋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많이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의 판매 자회사 효과에 대해 미지수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자회사들이 다양한 회사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GA보단 부족한 실정"이라며 "GA의 더 많은 상품을 통해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회사 설립 이후 전속 설계사 증가 수치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라이나생명은 자회사를 출범했을 당시 전속 설계사 1650명, 지난해 10월 1897명으로 미약하게 수치가 증가했다. 삼성생명 역시 자회사 설립 당시 3만2168명의 설계사가 있었지만, 지난해 10월 3만2905명을 기록했다.

심지어 감소한 회사들도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월 2만2153명이었던 설계사가 10월 2만1543명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생명도 출범 당시보다 지난해 10월 약 1000명 이상의 설계사가 감소됐다. 동부화재도 마찬가지로 약 700명 줄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회사가 있어도 높은 수수료 측정으로 GA로 이동하는 설계사 수는 계속 존재한다"며 "최근 그 수치가 조금 줄어든 편이고 자사형 GA로 이동하는 설계사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수치로 인해 삼성화재의 판매 자회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다. 이에 삼성화재 관계자는 "그동안 설계사들이 GA로 이동한 이유를 사전에 파악해 어떻게 수수료를 개편할지 고민해왔다"며 "지금과는 차별화된 판매 자회사를 선보일 예정이므로 우려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