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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61] "바이오혁명 이끌 글로벌 리더" 한국제약협동조합

87개사 한마음 한뜻…품질관리센터 개발로 협력사 400억 절감 기대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2.22 17: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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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약산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1990년대 초부터 지속해온 신약 연구·개발(R&D) 연구개발성과가 가시화된 것이다. 지난해 이슈였던 한미약품의 경우 다국적제약사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등과 총 6건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상품화 단계에 도달하면 약 8조원을 받는 조건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료 의약품 수요와 함께 1인당 약제비 비중이 커지는 점도 제약업계로선 호재다. 한국제약협동조합(이사장 조용준)을 만나 제약산업의 미래 가치와 비전 등에 대해 들었다.  

이 조합에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제약사 87곳이 서로 협력,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시 방배동에 있는 한국제약협동조합(구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에서 만난 조용준 이사장은 다소 젊어 보이는 외양에 신사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는 창업세대에서 첫 2세대로 내려온 23대 이사장으로 미래를 이끌 차세대 가교역할을 하는 기대주다.

조 이사장은 동구바이오제약의 대표이자 중소기업 미래포럼 공동의장을 겸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합원사 연매출액 지난해 6조5000억원…전체 27.1% 차지

1964년 설립된 한국제약협동조합은 중소 제약 기업체로 구성된 비영리 공공법인이다. 의약품 제조업의 건전한 발전은 물론 조합원 간 복리증진, 협동사업을 수행하고 자주적인 경제활동으로 경제적 지위 향상과 균형 있는 국민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

조 이사장은 대외적으로 중소기업중앙회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 중소제약사 관련 회의와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중소기업 미래포럼'을 운영하면서 중소기업 발전방향에 대한 학술적 자료를 공유하고 경영에 참고하도록 널리 전파한다.

지난해 그는 중소기업중앙회에 의약품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의약품유통 △동물약품 △한방 등의 영역까지 포함하는 헬스케어산업위원회를 제안하고 구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다.

조 이사장은 "우리는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중소기업으로서 전문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핵심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면 미래 좋은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제약협동조합은 공동사업보다는 조합원사의 일부 장비수요에 대한 공동구매를 진행, 조합원사가 구매차액으로 이익 실현하도록 돕고 있다. 또 1985년, 공단이 드물던 없던 시절 제약회사들이 직접 부지를 조성해 향남제약공단을 만들었다.

공단은 공동 정수장 시설과 제약 특성에 맞는 폐수처리장 등을 갖췄으며, 36개사가 몸담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중소기업 제약사들이 난관에 부닥쳤다. 픽스 가입 등 국내 기준을 글로벌과 조화하려는 조치로, 의약품 안정성시험 자료 관련 규정이 시판 이후 제조일로부터 1년에 한 번씩 의무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됐기 때문.

이에 개별회사 차원에서 △인력 △장비 △시설에 대한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소요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품목별로 적용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 업체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안정성이 확보된 상황에서도 계속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다수 다품목 구조다 보니 일각에서는 실험할 것도 많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 이사장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품질관리센터를 고안해냈다. 품질관리센터는 조합원사와 공동으로 안정성시험을 할 수 있는 협력 모델로 올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그간 면밀하게 준비해온 본격적인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각사가 안정성시험을 위해 인력, 품질관리, 실험장비 등 5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데 품질관리센터를 만들 경우 80개사만하더라도 400억원가량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내 제약업계 매출액은 지난 2014년경 23조9000억원 정도에서 지난해 24조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한국제약협동조합원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7.1%에 해당하는 6조5000억원가량이다.

그는 "지금은 협동화시대로, 공동 R&D·생산·물류 등 사업 확장을 통해 효율성이 증가할 경우 전체 30% 이상 점유율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규제 완화…'경제 블록' 단위로 허가 추진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주도했던 거대산업 IT, 반도체, 철강, 조선 등이 성장한계를 맞이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IT와 의료를 융합하거나 새로운 영역으로 부각되는 바이오 내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제약산업이 국가적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조 이사장은 페루,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국에서 "같이 해보자"는 요청이 계속 들어온다고 언급했다. 한국을 기술력 있는 나라라고 인식하기 때문.

그는 "2020년에는 제2바이오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글로벌 강국을 위해 R&D,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 진출이 사명"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자금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함께 힘을 합쳐 신약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의약품 수출에 어려운 점 중 하나로 꼽히던 국가 허가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활력을 더하고 있다. 전에는 국가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약품을 등록하려면 2년이 소요됐던 것.

이제는 유럽 연합(EU),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독립국가연합(CIS연합) 등 경제 블록 단위로 허가를 추진, 해외 판로가 더욱 원활해졌다.

조 이사장에게 조합 가입 조건에 대해 물었다. 그는 "특별한 제한은 없고 다만 의약품제조업 허가와 품목허가를 3개 이상 보유하면 가입자격을 가질 수 있다"며 "조합은 조합원사의 출자로 자금이 확보되고 공동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은 정해진 규정대로 공유하므로 투명한 운영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합 1년 예산은 약 28억원으로 임대사업, 회관임대, 공동물류센터창고 임대료 등을 실비정산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 조 이사장은 "조합의 사회적 활동을 강화,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제약산업 발전에 저해요소가 되는 각종 규제를 선제로 파악해 개선을 건의함으로써 효율적인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