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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이윤형 기자 기자  2016.02.19 17: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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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졸 출신으로 대졸이 즐비한 백화점에서 여성복 판매부서 만년과장으로 일하는 평범한 중년남성 쓰바키야마. 그는 한층 심각해진 불황 속에서 '초여름 대 바겐세일'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동분서주한다.

그런 그가 싼 값에 좋은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거래처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갑작스런 뇌일혈로 숨을 거둔다. 죽기 전에 뱉은 최후의 말은 안쓰럽기만 하다.

"1만엔짜리 정장…부탁해. 있는 대로 몽땅…."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엄청나게 고민스런 일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억울해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만일 가능하기만 하다면 하루, 아니 단 한 시간이라도 이승으로 돌아오고 싶어질 것이 틀림없다. 이 책의 주인공 쓰바키야마도 그랬다.

이 책은 유머 넘치는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지만, 책 속에서 미일안보조약에 대한 비판이나 모로하시 데쓰지 같은 저명한 학자의 삶을 야쿠자 이야기 속에 버무려넣는 솜씨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나는 인생의 99%를 읽고 쓰는 데 보낸다'고 고백하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모르고 죽는다면 원통해서 눈을 감지 못했을 사랑의 진실'이 있는가 하면, '차라리 모르고 죽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는 잔혹한 진실'도 있게 마련이다.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은 △가족 △사랑 △인간애 △운명 등에 대해 곰곰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을 잔혹한 진실이지만, 이렇게 죽음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살펴보면 다 이해하고 용서할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 창해가 펴냈고 가격은 1만3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