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인 기자 기자 2016.02.19 15:59:35
[프라임경제] 지난 16일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7주기를 맞아 '희망의 씨앗 심기' 장기기증 희망 등록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원장 승기배)에서 고귀한 생명 나눔이 실천돼 감동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기 기증 희망자는 지난해 100만명이 넘었다. 특히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해 18만5000명으로 장기기증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뇌사 기증자 수는 인구 100만명당 9명으로 스페인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한해 500여명의 장기이식 대기자가 기증자를 고대하다 사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훈훈한 감동을 안겨준 사연의 주인공은 고 문춘근씨(58). 그는 지난 92년 폐결핵으로 진단, 우측폐엽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지난 8일 문씨는 객혈과 함께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내원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그는 심폐소생술 시행 후 소생돼 내과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경과 호전되지 않았고 뇌사 소견을 보이기 시작했다. 17일 장기이식센터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판정을 받아 뇌사로 결정됐다. 문씨의 장기는 이날 오후 6시, 각 장기 수혜 병원 의사들의 집도로 적출했다. 그는 △간장 △신장(2개) △각막(2개) 기증을 통해 총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고인의 아들 광욱씨(31)는 "평소 부친께서 살아생전 장기기증에 대한 희망이 있었고 모친도 15년간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등 부모님 모두가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셨다"며 "김수환 추기경 선종 기일에 맞춰 아버지께서 좋은 일에 보탬 됐다 하니 온 가족이 슬픈 한편으로는 그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공동으로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병원 1층 로비에서 조혈모세포기증, 장기기증 희망등록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내원객들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장기와 안구, 조혈모세포 기증신청을 받는 장기기증희망등록 캠페인이다. 캠페인 기간 총 220명의 장기기증희망등록이 새롭게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