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음 달 도입 예정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놓고 각 은행과 증권사들이 고객 선점을 위한 '이벤트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상품에 대한 중요 설명은 배제 한 체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불완전판매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과 증권사들은 ISA에 대한 신탁수수료, 운용보수 수수료 등 고객들에게 중요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사전예약 가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ISA 가입 예약 이벤트로 자동차를 내걸었으며, NH농협은행은 200만원 상당의 골드바 증정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경품으로 하와이 여행권을 증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추세에 맞춘 굵직한 경품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A 사전가입 이벤트는 증권가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ISA 상담을 한 사람 중 선착순 2000명에게 수익률 연 3.5%인 만기 91일짜리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에 가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DB대우증권도 다음 달 까지 ISA에 가입(1000만원 이상)하면 수익률 연 3.5%인 RP에 대한 가입 우선권을 부여한다. 현대증권은 6월까지 ISA 상담 예약을 하면 커피 기프티콘을, ISA에 가입하면 백화점 상품권(입금액에 따라 1만~5만원)을 준다.
이같이 과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ISA는 금융회사와 상관없이 '1인 1계좌'로 개설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
문제는 금융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사전예약을 받고 있지만 상품 운용전략이나 수수료 부과 방식 등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과다한 경쟁 탓에 대다수의 은행과 증권사들이 ISA의 핵심인 상품 운용전략과 운용보수 등 각종 수수료 부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 싸움만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은행의 경우, ISA 계약 체결과 운영 등의 과정에서 적용되는 세부적인 기준과 절차를 담은 모범규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세부적인 모범규준을 오는 22일부터 시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모범규준이 나올 때까지 은행들은 사전 가입자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영업현장에서 제대로된 상품 안내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ISA가 '만능'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원금손실이나 투자실패의 위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은 고위험 상품이지만 편의성과 비과세 혜택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SA에는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일반인들에게 매우 생소한 금융상품이 포함되는데, 이런 상품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ELS, 예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통장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편리성과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갖춘 것은 맞지만, 증권사와 은행마다 투자운용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성급한 사전예약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