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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칼럼] "벌교서 주먹이랑 꼬막 자랑 말기"

송준 칼럼니스트 기자  2016.02.17 16: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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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많은 화제 몰고 왔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는 추억의 음식들로 눈길을 끌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아버지 성동일은 '꼬막성애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식사 때마다 꼬막 반찬이 없으면 투정을 부리는 장면으로 재밌는 인상을 남겼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임금의 수라상에 오르거나 제사상에 오르는 것은 참꼬막이다. 겨울 무렵부터 봄에 알을 품기 시작하기 전인 바로 요즘이 꼬막 제철이다.
 

꼬막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에 걸쳐 널리 분포하지만, 그 가운데 전남 벌교의 것을 제일 상급으로 친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가 감싸는 벌교 앞바다 여자만의 갯벌은 모래가 잘 섞이지 않고 청정지역으로 꼬막이 자라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벌교에 가서 주먹자랑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나온 말로, 벌교 사람들이 일제에 거세게 항거했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벌교 사람들이 꼬막을 즐겨먹어 힘이 센 것은 아니겠지만, 꼬막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고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이 풍부해 간 해독에 효과적이고, 저혈압 환자, 노인, 여성의 체력 보강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꼬막에는 간 기능을 개선하고 콜레스테롤 축적을 예방하는 타우린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 있는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됐으며, 항산화와 노화 억제에 관여하는 미네랄인 셀레늄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꼬막 요리는 △꼬막숙회 △꼬막무침과 소면 △꼬막부추전 △꼬막탕수육 △꼬막대파무침 △꼬막찜 △꼬막된장찌개 등 다양하다. 꼬막요리에 마늘을 넣으면 마늘의 알리신이 조개의 비릿한 향을 약화시켜 먹기에 좋다. 
 
최근에는 국내산 꼬막뿐 아니라 태국산 꼬막이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태국에서도 꼬막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우리처럼 양념장을 부어 만든 형태가 아닌, '호이캥루악'이라는 음식으로 짭짤하게 삶아 나온다.

꼬막은 구입 즉시 진흙 등을 씻어내고 굵은 소금을 넣어 잘 문지른 후 조리용 솔로 남아있는 잔여물을 제거해야 한다. 해감을 위해 소금 한 숟가락을 넣은 옅은 소금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두는데, 이때 검은 봉지를 씌우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

꼬막을 삶을 때는 끓는 물에 청주나 물을 조금 넣어 온도를 약간 떨어뜨린 다음 꼬막을 넣고 익히며, 한쪽 방향으로 저으면서 끓여야 온도 급상승을 막을 수 있다. 꼬막이 너무 익으면 알맹이가 줄어들고 뻣뻣해지기 때문에 입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꺼내는 것이 좋다.

꼬막은 상하기 쉬워서 가능하면 구입한 즉시 한 번에 조리하는 것이 좋고,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엔 꼬막을 알맞게 삶아 껍질을 떼어내고 냉동 보관하거나 살만 발라 먹을 만큼 따로 담아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에도 열흘 이내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준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