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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vs 증권사 ISA 한판 승부 본격화

'고객선점' 마케팅 경쟁 돌입…증권사 상품 대중화 노력 필요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2.15 17: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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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위원회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한해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을 발표하며 은행과 증권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ELS) 등을 한꺼번에 운용하는 절세상품으로 올해 금융권 최대 인기 상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은행과 증권사는 각종 이벤트를 내놓으며 고객선점에 나선 상태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우대금리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KEB하나은행은 ISA가입 고객에게 포인트를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자동차,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 고가 제품을 지급하는 마케팅을 실시한다.

증권업계에서도 고객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뛰어 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5000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고 KDB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도 환매조건부채(RP)을 매수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업계가 치열하게 고객 선점에 나서는 이유는 ISA가 '1인 1계좌'만 허용해 복수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내달 도입 예정인 ISA에 한해 은행의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며 앞으로 마케팅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업계에서는 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은행의 지점수는 7305개인 반면 증권사는 1217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증권업계도 비대면 일임계약(온라인 가입)이 허용됐지만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번 금융당국의 결정은 증권업계보다 은행업계에 우호적이라 판단된다"며 "은행권은 금번 조치를 통해 이르면 4월부터 투자일임업을 영위할 수 있게된 반면 증권사는 비대면개설권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을 통한 계좌개설은 보안에 대한 검증 과정이 필요해 활성화되기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되며 비대면 거래가 대면거래 대비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편리성 외에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된다는 약점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의 일임형 ISA 운용이 가능해지며 예적금이라는 가장 친숙한 금융상품, 두터운 고객층, 광범위한 지점맘을 확보한 은행이 ISA 운용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는 전문성이 강화된 포트폴리오 마련,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상품의 대중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의 수익증대, 영업실적, 프로모션 등으로 투자일임형 ISA 가입을 권유해 불완전판매로 인한 민원이 폭증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이 투자 일임형 ISA 판매로 영업이 확대되고 이익이 창출되는 만큼 소비자가 신뢰하고 자본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공급자 중심의 판매 관행에서 벗어나, 손실에 대한 일정부분 책임을 지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