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행복한 부부의 노후를 위해서는 부부 기준 월 269만원의 적정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이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습니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은퇴를 준비하는 12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정 생활비 부부 기준 월 269만원을 마련했다'고 답한 사람은 7.9%였습니다. 최소생활비 부부기준 월 196만원을 대비한 이 역시 8.1%밖에 되지 않았죠. 즉 10명 중 약 8명은 최소 생활비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은퇴준비에 대해 다들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최소 생활비도 마련하지 못한 사람은 84%인 반면 자신의 은퇴준비가 미흡하다고 답한 사람은 52.1%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은퇴준비와 관련해 부부들이 하기 쉬운 실수들을 분석, 올바른 은퇴준비의 가이드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실수로는 대부분의 부부가 은퇴 후 가장 필요한 돈 문제를 제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은퇴자 10명 중 7명은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해본 적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부부 5쌍 중 2쌍은 돈 문제를 거의 상의하지 않았을뿐더러, 조사에 응한 사람 대부분은 '한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기 때문에'라고 답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재무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부부간 대화'를 통해 가계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의사결정권을 가진다면 그 배우자의 유고 시 재무 관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돈 문제에 관한 대화 외에도 부부들은 반드시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은퇴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40~50대 부부의 32%만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하네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은퇴 전부터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눠온 부부는 전반적인 은퇴준비가 잘 돼 있었습니다. 실제 은퇴 후 삶의 만족도도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2배 이상 높았는데요.
이 밖에도 비은퇴 부부가 노후 의료비, 특히 장기 간병비에 대한 준비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큰 실수입니다. 중증질환은 목돈이 소요되기에 은퇴 후 생활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아울러 최근 중장년층 부부들은 자녀 지원과 관련된 지출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부부는 소득 등을 분석해 자녀지원과 노후준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출 포트폴리오를 구상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은퇴 후 생활에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건강, 대인관계 등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끼칩니다. 비은퇴 가구 생활영역별 은퇴준비 수준을 비교하면, 재무적인 준비가 78.7점으로 잘 된 사람들도 △건강 63.7점 △활동 60.1점 △관계 65.9점 등 비재무적인 은퇴준비 수준은 부족했습니다.
배우자가 죽은 후의 노후생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응답도 20%에 불과했는데요. 이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죽음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부의 은퇴설계 안에는 반드시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 상속 설계, 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의료적 의사결정 등을 포함시켜야 남은 가족들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