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한체육회의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 불참선언, 문체부의 발기인총회 강행,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제올림픽 위원회 이하 IOC)로부터의 현 상황에 대한 리포트 요청.
오는 3월27일 통합을 앞두고 있는 우리 체육계의 현 실정이다. 13일 오전 통합체육회 준비위원회의 정관전문위원회는 대한체육회 측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쟁점사항의 일부분을 수정한 정관을 일괄 확정했다. 이제 목전으로 다가온 2월15일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는 결국 협상의 여지없이 반쪽자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매우 유감스러운 점은 파행 위기에 놓여있는 통합체육회의 불협화음이 이미 국외의 언론에 보도된 것은 물론 IOC의 모니터링시스템에 보고, IOC가 현 국내 통합체육회의 진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마치 안방 부부싸움이 동네 전체에 알려진 것처럼 망신스럽고, 곤혹스러운 상태다.
이에 문체부, 대한체육회 모두 IOC에 정관심의를 받겠다는 의사를 언론을 통해 표명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정관 심의, 발기인 총회 개최시기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IOC의 심의를 받는 것이 우선이며 심의 통과 후 발기인 창립총회를 통해 정관을 확정하자는 주장인 반면, 문체부는 일단 발기인총회를 통해 정관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후 IOC의 심의를 통해 나중에 수정하자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법인의 발기인 창립총회에서는 '작성한 정관의 확정 및 정관규정에 따른 임원 선임 등'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창립총회 이전에 정관이 마련돼야 하며 이를 통해 임원선임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수순 상 NOC(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가올림픽 위원회 이하 NOC)의 정관인 만큼 IOC의 심의라는 단계를 어떻게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매우 첨예한 상태. 법정 공방으로 가게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논점은 통합의 대상, 즉 통합체육회의 협의 당사자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라는 점. 문체부의 역할은 양 단체의 통합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립적인 위치에서 중재, 견인,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형국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으로 심화돼 왔고 각 단체의 언론보도 역시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양자 간의 구도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체육계의 부조리를 개혁과 혁신을 통해 타파하고 클린 스포츠 선진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문체부의 노력과 역할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체육계의 자의적 노력과 다양한 의견에 대한 포용과 배려가 없다면 결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파행적 상황에서 대한민국 스포츠의 한축이라 할 수 있는 대한체육회의 참여 없는 통합체육회의 추진이 과연 스포츠계는 물론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까. 독주가 아닌 중립적 자세로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대한체육회 역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이유를 막론하고 통합 당사자로서 자신들의 의견을 성실하게 개진하고 협의해야 했으나 7차 통합준비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통합체육회의 가장 중요한 골격과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정관작업, 합의과정에 차질을 야기했다. NOC인 대한체육회는 2013년 개정 통보한 IOC의 정관 정립 가이드라인를 근거로 통합체육회 정관의 독소조항에 대한 정밀한 리뷰를 실시, 그 정보를 문체부, 통준위와 공유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점이다.
양 단체나 문체부는 물론 체육계 모두가 통합을 원하고 있고 이는 선진화된 스포츠 시스템을 지향하는 많은 이들의 희망이자 미래이기도 하다. 흔들리는 거실 탁자 다리를 고치기 위해 그냥 뚝딱뚝딱 못질을 하는 일이 아닌, 한 국가의 스포츠 시스템을 수정하고 만들어 가는 일이다. 쉽게, 빠르게, 시간에 쫓겨 대충 대충이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차분히, 튼튼하게, 정교하게 다듬고 또 다듬는 백년대계의 마음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일이다.
모든 이들에게 흡족함을 줄 수는 없더라도 가급적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상호 배려하고 문체부는 일방적인 통제, 개입이 아닌 본연의 중도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통합체육회는 결국 일방적인 불통의 산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인내와 대오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성준 교수(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 (전)경기도체육회 통합추진위원 / (전)국민생활체육회 기획위원 / (전)F1조직위 자문위원단장 / (현)장애인체육회 전국체전위원 / (현)대한체육회 평가위원 / (현)스키장경영자협회 경영전략전문위원 / (현)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